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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새누리당도 새정연도 선택하지 않았다


입력 2014.06.05 04:52 수정 2014.06.05 05:07        조성완 기자

새누리당 충청-강원 잃고 새정연 경기-인천 낙선

'정권심판론' 중간평가 성격 감안하면 여권 선방

6.4지방선거의 개표상황이 4일 자정을 넘겨 5일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시장 재선이 유력해진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부인 강난희 씨와 함께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시민들에게 선거유세기간 동안 메고다닌 배낭과 운동화를 받은뒤 손을 흔들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5일 새벽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에서 서청원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원 및 지지자들이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방송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듣고 부인 최은영씨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당선이 확실시 되는 안희정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지사 후보가 5일 오전 천안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라는 초대형 악재를 딛고 6·4지방선거에서 ‘선방’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5일 4시 현재 새누리당은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인천, 대구, 부산, 울산, 경북, 경남, 제주 등 7곳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경기도의 경우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남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6곳 승리한 것에 비하면 2곳이 더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지방선거가 집권여당에게 불리하다는 공식을 깨버린 것이다. 특히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의 경우 서울 공략에는 실패했지만 경기도를 지키고 인천을 탈환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이 사실상 승리한 선거라는 평가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상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윤상현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과 경기를 사수하면 선방”이라고 기준선을 잡았고,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집권 2년차를 맞이한 박근혜정부의 향후 국정운영도 대폭 수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승세를 타던 도중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선거는 새누리당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여겨졌다. 실제로도 수도권 후보들의 지지율은 사고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거나 정체 상태에 머물렀으며,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당 지지율도 하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수 지지층마저 정부의 무능력한 대응에 실망감을 느껴 부동층으로 돌아섰다.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의 낙마,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사퇴 등은 새누리당을 더욱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선거가 야당에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한 상황으로 돌아가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투표로 지켜 달라”며 이른바 ‘박근혜 마케팅’에 몰입했다. 야당의 지방선거 단골메뉴인 ‘정권 중간평가’를 스스로 자처하는 모험을 시도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셈이다.

집권여당이 승리한 지난 1998년 제2회 지방선거를 제외한 4차례의 지방선거가 모두 야당의 완승으로 끝났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4년전에 비해 결과가 좋고 예상보다 선전을 했다”며 “아무래도 정치개혁과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세월호 참사는 여야 공통 책임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새누리당 잘못으로 몰고 갈수는 없는 문제였다”면서 “새누리당이 완전히 이겼다고 볼 수는 없지만 체면치레는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새누리당이 마냥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접전양상이 된 것 자체가 여권의 독주에 대한 민심의 경고라는 분석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박빙의 구도였던 점을 감안할 때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의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정말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 교수도 “경합이 벌어졌다는 것은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이 원하는 바를 추진하라는 경고의 의미”라면서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지적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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