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 탄 야신 해설…FA 최대어 김성근 감독?
1년 만에 프로야구 해설 복귀, 날카로운 비판
올 시즌 후 3개팀 계약 만료돼 프로 복귀 대두
1년 만에 마이크를 잡은 ‘야신’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의 평가는 냉정하다 못해 혹독했다.
김성근 감독은 7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와 LG 경기에 SBS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그의 해설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으로 아들인 김정준 해설위원과 함께 했다.
흔히 ‘작두를 탔다’고 불릴 정도로 김성근 감독의 해설은 예리하면서도 정확했다. 그는 경기 흐름을 읽는 특유의 통찰력은 물론 선수들 개개인에 대한 분석까지 야구팬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 날카로운 비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김 감독은 LG 선발 우규민이 2회 대거 6실점하자 “LG 감독은 큰 결심이 필요했다. 경기를 버리려면 6~7회에 했어야 했지만 왜 2회부터 버렸는지”라며 “KIA는 뒤로 갈수록 투수가 없다. 이게 약점인데 결단이 늦는 바람에 오늘 같은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날 LG는 2-9로 패했다.
KIA에 대한 쓴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KIA 선발 양현종에 대해서는 “팀 사정에 비해 에이스 노릇을 못해주고 있다. 투구 수가 많아 6~7회에 내려가는 경기가 많은데 완투를 목표로 해야 할 투수”라며 투구 수 관리에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그렇다고 비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나지완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2009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을 되새기며 “얘 때문에 나는 눈물까지 흘렸다. 드래프트 전 테스트를 했는데 보통 선수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승부처에 강한 타자이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엔트리 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진단했다.
경기 후 야구팬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사실 김성근 감독은 SK 시절부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프로 현장을 떠난 지 벌써 3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팬들은 어떤 팀을 맡든 그가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주가가 치솟는 이유는 간단하다. 확고한 야구 철학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기량은 물론 확실한 팀 성적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007년 SK 지휘봉을 잡은 뒤 곧바로 우승을 시켰고, 부임한 4년 동안 세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으로 SK를 왕조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덜 주목받던 최정, 박정권, 박재상, 조동화, 정우람 등의 기량이 급성장해 고액 연봉자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본기를 중시하는 야구철학은 최근 타고투저 흐름과 맞물리며 재조명되는 모양새다. 특히 몇몇 팀들은 프로답지 않은 엉성한 수비로 인해 야신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떠난 뒤 재편된 프로야구의 판세도 야신의 복귀를 염원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최근 프로야구는 삼성이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절대강자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삼성의 독주를 막을 인물은 결국 야신뿐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그가 맡았던 SK가 불과 1년 만에 추락한 것도 이와 궤를 함께 한다.
김성근 감독이 프로에 다시 돌아오려면 몇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조건은 ‘프런트의 전권 위임’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김 감독은 SK는 물론 그동안 지휘했던 팀들에서 구단 수뇌부와 좋지 않은 관계를 형성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감독직이 공석일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던 야신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KIA와 SK, 한화 사령탑들의 계약이 만료된다. 김성근 감독 역시 2012년 고양 원더스와 맺은 재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어쩌면 시즌 후 FA 최대어는 선수들이 아닌 김성근 감독일 수가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