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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우라질될까" 보험사 '노심초사'


입력 2014.06.09 15:40 수정 2014.06.10 13:20        윤정선 기자

한국 국가대표팀 16강 진출 '사고'로 보고 보험료 산출

프랑스 월드컵 때부터 국내 보험사 상품 판매 시작

보험업계는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16강 진출 확률을 55%, 8강 진출 18%, 4강 진출 13%로 내다봤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에 대한 염원이 뜨겁다.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면서 승자와 패자의 예상 승률을 점치는 것도 유행이 됐다. 심지어 펠레가 우승후보로 정한 나라는 이상하게도 탈락한다는 펠레의 저주라는 속설이 나올까.

이즈음 눈여겨 볼만한 것은 보험업계가 내놓은 예상 승률이다. 보험업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16강 진출 가능성을 55%로 점쳤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 국가대표팀 16강 진출 확률을 55%, 8강 진출 18%, 4강 진출 13%로 내다봤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과 비교했을 때 16강(48%)은 7%P, 8강(16%)은 2%P, 4강(6%)은 두 배 넘는 7%P 높다.

보험업계가 월드컵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는 '상금보상보험' 때문이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부터 국내 보험사는 기업과 대한축구협회 등에 이 같은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사는 통계에 기초해 위험요율을 계산하고 보험료를 책정한다. 상금보상보험이 도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철저히 확률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사행성 스포츠와 다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이전 대회와 비교한 현재 대표팀 전력, 같은 조에 배정된 다른 국가대표팀 성적, 대진운 등의 요인을 기반으로 상금보상보험 보험료를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보험사는 16강 진출 확률을 80%로 점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4강 진출로 위험요율이 상승한 탓이다.

대표적인 상금보상보험에는 '홀인원 보험'이 있다. 홀인원 보험은 골퍼가 홀인원하면 축하비용과 상금 등을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보험료 역시 홀인원 확률에 따라 책정된다.

월드컵 관련 보험은 보통 16강 진출 가능성을 기준으로 본다. 보험사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한 경우를 '사고'로 보고 보험금을 지급한다. 물론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면 가입자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현대해상은 '월드컵 16강 보험'을 대한축구협회에 판매했다.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선수와 감독, 스태프에게 지급하는 보너스 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오를 확률은 8%였다. 해당 보험은 축구협회가 보험료 1억여원을 내고 16강 진출 시 10배가 넘는 15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는 조건이었다.

삼성화재도 프랑스월드컵에서 상금보상보험을 판매했다. 삼성전자는 한국통신프리텔과 함께 10억원 상당 삼성화재 보험에 들었다. 16강에 진출하면 단말기 무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 데 따른 보험이다. 삼성화재는 한국대표팀이 16강에 올라가면 120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동부화재도 컴퓨터 제조업체인 컴마을에 비슷한 상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프랑스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해 보험금은 보험사가 챙겼다. 보험사는 16강 진출 실패로 수익을 본 셈이다. 이들 보험사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보험료 90% 정도 외국의 재보험에 가입했다.

이 때문에 IMF 외환위기 중 치른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보험료가 외국계 재보험사에 흘러 외화유출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반대로 한국팀이 외화벌이에 나섰다는 응원의 분위기도 만만찮았다. 여기에는 일부에서 상품보상보험을 도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한몫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금보상보험은 도박으로 보기도 하지만 엄연히 확률에 기초한 보험상품"이라며 "과거 외국계 재보험사 의존도가 높았을 때는 상금보상보험을 두고 외화유출이냐 외화벌이냐 논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금보상보험은 개인에게 판매하는 상품이 아닌 기업 이벤트와 연계한 상품"이라며 "세월호 여파로 올해는 기업체 월드컵 관련 이벤트가 적어 상금보상보험 실적이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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