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신용평가, 국내선 AA+ 해외선 BBB+…6계단 고평가
포스코, GS칼텍스 국내외 괴리 가장 커…'등급 거품' 논란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돈을 받고 기업의 신용등급을 고평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용평가의 신뢰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100대 기업이 국내와 국제평가사로부터 받은 신용 등급 간 괴리를 조사한 결과 '등급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이들 기업들이 국내에선 평균 'AA+' 등급을 받았지만 해외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5계단이나 아래인 'A-'에 그쳤다. 특히 민간 기업의 국내 신평사 등급은 전체 평균치인 'AA+'이었지만 해외에선 'BBB+'에 그쳐 6계단의 간극이 더욱 컸다.
19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지난해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올해 5월 기준)을 조사한 결과,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용평가를 받은 33개 기업의 국내 평가 등급은 평균 'AA+(조정수치 1.6)'인 반면, 해외에서는 'A-(6.8)'를 받아 등급 괴리가 5.2에 달했다.
공기업과 은행을 제외한 18개 민간 기업으로 좁혀보면 국내 신평사 평균 등급이 'AA+(2.2)'인 반면, 해외에서는 'BBB+(8.5)'를 받아 국내외 괴리가 6.3으로 더욱 컸다.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 간극이 가장 큰 곳은 최근 20년 만에 'AAA'(1)등급에서 한 계단 강등돼 'AA+(2)'가 된 포스코였다. 해외 평가 등급 평균 조정수치가 9로 국내와 8계단 차이가 났다. 국내 평가등급이 해외보다 36%나 높은 셈이다. 포스코는 무디스로부터 Baa2(9), S&P BBB+(8), 피치 BBB(9)의 등급을 받았다.
GS칼텍스 역시 무디스와 S&P에서 10등급인 Baa3과 BBB-를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2등급인 AA+로 8계단 차이가 났다.
이어 현대차, LG전자, 에쓰-오일, 롯데쇼핑, SK하이닉스, 현대제철 등이 국내에서 AAA(1)~A+(5)의 등급을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BBB+(8)~Ba2(12)에 그쳐 7계단 간극을 보였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SK종합화학, 이마트, 포스코건설, SK E&S 등은 국내서 받은 최소 등급이 AA-(4)였으나, 해외에서는 BBB-(10)로 6계단 차이가 났다.
반면 LG화학은 국가 신용등급과 통상 궤를 같이하는 공기업과 은행을 제외한 민간 기업으로서는 국내외 간극이 가장 작았다. LG화학은 국내에서 2등급인 AA+를 받았고 무디스에서 A3(7), S&P에서 A-(7)의 등급을 받아 간극이 5계단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