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GOP 총기사고 질책에 대국민 사과만 세번
국회 국방위원회 동부전선 GOP소초 총기사건 관련 현안보고
손인춘 "우리군 상황대응, 북한군도 모니터링 했을 텐데..."
지난 21일 고성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고와 관련, 김관진 국방부 장관 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세 차례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동부전선 GOP소초 총기사건 관련 현안보고에서 인사말을 통해 “지난 21일 동부전선 GOP 소초에서 장병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무엇보다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사망 장병과 그 유가족들께 심심한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면서 “앞으로 부상 장병들이 조속히 완치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지원대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김 장관의 사과는 이어졌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5년 28사단 총기사고 당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사과와 함께 사표를 제출한 점을 언급하면서 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김 장관은 “아까 인사말로 사과 말씀을 드렸고, 여러 가지 큰 사건이기 때문에 국민의 큰 걱정과 우려에 대해 군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같은 당 문재인 의원이 “자식을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해 장관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을 때에도 김 장관은 “국방을 책임지는 장관의 입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A급 관심병사가 왜 GOP에 가나" 지적에 "세부계획에 명확히 담겠다"
이날 현안보고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국방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먼저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이 6.25 발발 64주년이다. 아직 남북관계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고, 어느 때보다 긴장 높은 대비태세가 필요한데, 이번 사고를 볼 때 우리가 적을 처단해야 함에도 동료를 걱정해야 하는, 안보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도 “북한군도 우리군의 상황대응을 분명히 모니터링 했을 것”이라며 “휴전선이 맞닿아 있는 최전선 부대에서 대응능력을 노출시켰다”고 꼬집었다.
당초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임모 병장을 GOP 경계조로 배치한 데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문재인 의원은 “GOP 투입 전까지 A급이었는데 그 병사에게 치유와 따뜻한 배려를 해줘야만 군생활에 적응할 수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 그렇게 해주기는커녕 반대로 집단적인 가학이 있었다면 이것은 우리 관심병사에 대한 관리뿐 아니라 아직 우리 병영문화에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도 “오늘 와서 국민이 믿음이 가는 재발방지책을 가져올 것을 기대했는데, 2005년 5사단 사건 때와 똑같다”면서 A급 관심병사를 무기를 다루거나 근무 스트레스가 높은 보직에 배치하지 않고, 설령 배치됐다면 사고를 일으킬 마음을 먹지 않게끔 따뜻한 부대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장관은 “방금 그 지적한 내용들을 세부계획을 발전시킬 때 명확히 담겠다”면서 “인성이 부족한 장병에 대해 현역 부적합 판정을 늘리고, 현역으로 복부를 안 할 수 있는 조치를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손 의원과 김광진 의원, 송 의원,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 등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2005년 28사단 총기사고와 2012년 노크귀순 당시 국방부가 내놓았던 대책들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임기응변식 대책보다는 중장기적이고 본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백군기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초 사고가 발생하고 2시간이 지나서야 진돗개 하나 상황이 발령된 배경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백 의원은 “(군의 상황을) 이해는 하지만, 2차 피해가 없었으니 망정이지 이 사람이 2차 피해를 유발했으면 늑장대응으로 크게 지탄받아야 할 문제”라며 “(임 병장이) 무장탈영을 했고, 후방의 2차 피해 가능성이 있는데 2시간이 지체된 것은 야전 근무경험으로 봐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현지 대대장은 바로 현장에서 차단선 점령을 지시했고, 내부적으로 검문소도 운영했다”면서 “그런데 지역이 광범위해 나중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후속 지원부대를 (출동시켰다)”고 설명헀다.
한편, 이날 질의는 국방부 브리핑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안들을 중심으로 사실을 확인하는 데에만 그쳤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 최초 상황 발생 시 부대 내 병력들의 대응, 피해 장병들의 방탄복 착용 여부, 진돗개 발령 시점의 적정성 등과 관련해서도 국방위원들의 질의가 있었으나, 김 장관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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