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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의장 만난 세월호 유족 "선장 돼 주세요"


입력 2014.07.15 16:21 수정 2014.07.15 16:31        하윤아 기자

350만명 국민 서명 담긴 416개 박스 정 의장에게 전달

"단식 중단하고 몸 추스리라"는 정 의장 말에…"누가 이렇게 만들었는데"

세월호 참사 91일째인 15일 오전 세월호 가족과 각계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350만1266명의 서명이 담긴 416개 박스를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세월호 참사 91일째인 15일 오전 세월호 가족과 각계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350만1266명의 서명이 담긴 416개 박스를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데일리안

ⓒ세월호 참사 91일째인 15일 오전 세월호 가족과 각계시민 대표들이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350만 1266명의 서명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한 뒤 면담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세월호 참사 91일째인 15일 오전 세월호 가족과 각계시민들이 350만1266명의 서명이 담긴 416개 박스를 국회의장에게 전달한 뒤 본청 앞 계단에 모여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350만명의 서명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앞서 여의도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진 선언문을 낭독한 뒤 국회를 향해 행진했다.

김은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서명위원장은 15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명운동이 국민의 힘”이라며 “서명운동이 자식을 잃고 슬픔과 비통에 빠진 부모님들을 살렸다. 많은 국민이 진심으로 함께해주고 가족들과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바닥에 놓인 416개의 서명이 담긴 박스를 가리키며 “이 서명이 1000만 서명운동까지 같이 갈 것이라고 국민이 약속해주셨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민과 함께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한상철 가족대책위 서명총괄대표는 “오늘 350만이 넘는 국민의 서명이 저희 손 안에 있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나 맘 편히 살아가는 국민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저희는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절대 지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과 이후식 해병대캠프 참사 유가족 대표는 함께 행진 선언문을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이 선언문을 통해 “일부에서는 유가족들이 상식 이상의 경제적 보상을 받기 위해 특별법 제정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유가족들의 진의를 왜곡하고 모독하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350만 서명에 동참한 가족과 국민이 간절히 원하고 날마다 다짐했던 것은 오로지 단 하나, 더 이상 세월호 참사 이전처럼 살 수 없고 살아서도 안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세월호 특별법은 유가족을 위한 특별법이 아닌 국민의 특별법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특별법이 제정돼야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 질 수 있다. 저희가 기필코 안전한 국민에 대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행진 참가자들 1500명(주최 측 추산)의 박수소리가 여의도 광장 전체를 메웠다.

낭독을 마친 김 위원장은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이 담긴 첫 번째 박스를 들고 행진을 시작했으며 일부 유가족과 각계 시민단체 대표, 시민들이 행렬에 동참했다.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한 행진 대열은 국회 앞 잔디밭에 커다란 리본을 만든 후 국회 본청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가족들을 향해 행진했다. 곧이어 김 위원장을 포함한 가족 대표단 6인은 정 의장과의 면담을 위해 국회의장실로 향했다.

유가족 “의장님이 세월호 유가족의 선장이 돼 주세요”

오후 12시께 의장실에 들어선 가족 대표단은 들고 있던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이 담긴 박스를 정 의장에게 전달했다.

정 의장은 “아픈 마음 속에서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서명을 받으셨을텐데 제가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널리 의논하고 있으니 마음에 쏙 들지 않더라도 여러분 뜻이 많이 참고가 된 법으로 성안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이 선진국들의 예를 보면서 잘 만들려고 할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내일까지 특별법이 잘 제정되도록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정 의장은 “제헌절에 추모 공원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이 생명의 고귀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고, 느끼는 성지로서 추모공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의장이 단식농성을 언급하며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을 잘 유지하셔야 한다”고 하자 가족 대표로 나선 김 위원장은 “단식을 하게 만든 게 누구인가. 국회 아닌가. 저희들이 이틀 동안 본청에서 자면서 잘 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를 하고 있었다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 의장은 “조금 섭섭해도 참아달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좋은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여야가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의장님이 세월호 유가족의 선장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30여분의 회동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김 위원장은 “의장은 긍정적으로 유가족 (법안)을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면서도 “정확하게 잘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그는 ‘유가족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국회나 정부가 좋은 방향으로 빨리 끝내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무기한 단식을 계속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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