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측이 자부담 운운하며 추태부려" 결렬 선언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논의하기 위해 17일 판문점에서 개최한 남북 실무접촉이 결렬된 것에 대해 “남측의 ‘부당한 태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전날 열렸던 남북 실무접촉과 관련한 보도에서 “남측이 ‘국제관례’니, ‘대표단 규모가 너무 크다’느니 하고 트집을 걸었다”면서 “이런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회 참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남측이 ‘남쪽 정서’니, ‘신변안전 보장이 어렵다’느니 하면서 응원단의 규모와 국기의 규격까지 걸고 들다 못해 공화국기(인공기)는 물론 ‘한반도기’도 큰 것은 안된다고 도전해 나섰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나중에는 우리가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비용 문제를 꺼내 들며 자부담이니 뭐니 하고 줴쳐대는(떠들어대는) 추태를 부렸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남측이 실무접촉 오전 회의 때만 해도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오후 회의에서 태도를 갑자기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측이 오전 회의에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의 전례를 들며 ‘북측이 제기한 문제들을 내부적 협의를 거쳐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오전 회담에서 우리측 안에 호응하던 남측이 오후에는 청와대의 지령을 받고 돌변해 도전적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또 “남측은 지령을 받느라고 14시로 예견된 오후 회담을 2시간 15분이나 지연시켰으며 뒤늦게 회담 탁에 나와서는 오전에 저들이 한 말을 모두 뒤집었다”고 비난했다.
북측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각각 350명씩 보내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이들의 남한 체류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편의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또 선수단 350명은 서해직항로를 통한 항공편으로 남측으로 이동하고, 응원단 350명은 경의선 육로로 입경을 하며, 만경호 92호를 인천항에 정박하고 숙소로 이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북측이) 제반 편의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국제관례에 따르는 것이 맞고, 협의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면서 “오후 회담에서 세부적인 사안을 질문하고 확인하는 것에 대해 북측이 즉답을 하지 않고 나중에 답하거나 서면으로 주겠다는 말을 반복하다가 정회가 됐다”면서 회담 결렬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는 남북 간 추가 접촉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추가 접촉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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