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 민주적 국회 상징? 폐지해야"
바른사회 토론회 "국감 때문에 평소 상임위활동 소홀히 하는 경향" 비판
국정전반을 감사하는 국회의 국정감사가 영국 의회의 ‘국정조사제도’를 오해해 받아들인 폐단과 부작용이 많은 제도로서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관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27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첫 분리국감 불발사태...국정감사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하의 긴급토론회에서 발제자로 참석, “국정감사는 오히려 국정운영에 차질과 깊은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관희 교수는 “국회는 국정 전반을 감시, 통제하는 기관일 뿐 감사 기관은 아니다”라면서 “국정감사는 행정부의 자율권을 침해하면서 입법, 행정, 사법 3권간 견제균형 원칙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정감사제도를 따로 두어 국정을 마비시키고 정치를 혼란케 하는 경험을 매년 반복하는 어리석은 우를 범하고 있다”면서 “국정감사 대신 국정조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국회와 국정운영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세계에서 20일 기간을 정해놓고 국회에서 국정전반을 감사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국정감사제도는 1948년 제헌헌법 당시 영국의회의 국정통제 기능으로서의 국정조사제도를 국정감사로 오해해 규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1953년 국정감사법으로 제도화 한 것이 많은 폐해와 부작용으로 1972년 유신헌법에서 폐지됐다가 유신헌법의 비민주적인 성격으로 국감이 마치 민주적인 국회의 상징으로 오인됐다”면서 “국감은 1987년 현행헌법에서 부활됐지만 국정감사가 끝나고 단 한 번도 잘됐다는 평가는 없고 매년 국정운영에 차질과 싶은 후유증만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피감기관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국회의 국감제도가 실제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감의 피감기관은 1997년 300여 곳에서 지난해에는 628개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피감기관에 대한 제대로 된 질의응답도 이뤄지지 않고, 국회의원들이 인기영합적인 ‘한탕주의’만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 교수는 국감이 정책·민생 중심의 사안으로 진행돼야 하지만 현행 국감은 정치적 분쟁만을 일으키는 ‘정치국감’만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2013년 국감에선 국정원 댓글 사건과 NLL대화록 논란, 박 대통령 복지공약 파기 여부 등 정치 공세가 주류를 이뤘다”면서 “여야는 피감기관인 정부를 상대로 정책비판을 내놓지 못한 채 자신들끼리 공방만 되풀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감은 제도적으로 불필요한 여야 정쟁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면서 “국정감사란 애매한 형태로 유지하면 더 이상한 모습으로 희화화 될 수 있다. 국감이 존속하기 때문에 평소 상임위활동을 소홀히 하는 경향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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