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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 '싱크홀' 결국 부실시공에다 날림 감사 때문...


입력 2014.08.28 15:41 수정 2014.08.28 15:45        목용재 기자

삼성물산 시공 구간에서만 동공발생…서울시 "법적 책임은 시공사, 감사 제대로 못한 서울시 자체 감사 돌입"

21일 서울 석촌지하차도에 대형 싱크홀과 동공(洞空·빈 공간)이 발생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하철 9호선 공사장 인근인 송파구 방이동 방이사거리에서 인도가 1.5m 깊이로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서울시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견된 총 7개의 크고 작은 도로함몰 현상은 지하철 9호선 시공사의 부실시공과 서울시의 부실감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28일 ‘석촌지하차도 도로함몰 등 종합대책발표’ 브리핑을 열고 도로함몰의 원인을 △하수관 등 지하매설물 손상 △도로 시공불량 및 지하공사 관리소홀 △굴착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저하 등으로 꼽았다.

특히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부실시공과 이를 철저히 감사하지 못한 서울시 측에 대한 책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도로 함몰에 대해 불안은 끼쳐서 죄송하다. 다만 알려진 ‘싱크홀’은 석회암 지대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서울시의 도로함몰 현상을 싱크홀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적절하다”면서 “외국의 사례처럼 공포의 대상은 아니다. 계약상 법적으로 시공사의 책임이 있지만 감독으로서의 서울시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이 부시장은 “앞으로 서울시는 첨단 장비를 도입해 순찰활동을 할 것이며 지역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소통창구도 마련했다”면서 “아직 도로 함몰로 인명피해가 없다. 하지만 함몰의 심각성이 부각됐고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함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사항은 9호선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토사량 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서울시 측은 판단하고 있다.

설계 굴착량보다 많은 실제 굴착량이 이뤄졌음에도 불구, 실드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발생토사에 대한 시공사(삼성물산) 측의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굴착과정에서 노출된 원지반 상태를 볼 수 없는 ‘실드공법’의 특성상 토사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물산의 당초 설계굴착량은 2만3842㎥였지만 실제 굴착량은 총 2만7159㎥로 3317㎥ 규모의 굴착량이 당초 예상치를 초과했다. 정확한 토사량을 측정하고 있는 다른 시공사 구간에서 동공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도로함몰의 주요 원인으로 굴착량 관리 미흡이 꼽히고 있는 것이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본부장은 “(삼성물산은) 터널 공사시 전방의 지반조건을 예측하여 충적층 연약 지반에 대해선 사전 시추조사 및 지반 보강을 해야 하나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또한 최초 설계시 지반보강 천공 개수를 42공으로 터널 내 수평 지반보강으로 계획했으나 실제 시공은 8공을 차수 목적으로 시행해 충분한 지반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공이 발생한 구간을 시공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김형 부사장은 “서울시의 조사결과를 존중한다”면서 “정확한 조치 내용이 나오는데로 신속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시공 도중 동공이 발생한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으며 서울시 발표를 보고 알았다”면서 “저희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문제로 시민들게 불편을 드린 점에 유감의 입장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책임감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약 2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천 본부장은 “이 사업은 완성품을 받는 시스템이다. 법적으로는 시공사에게 책임이 있고 서울시에는 책임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당연히 전체 관리 책임은 서울시에 있기 때문에 그부분에 대해서는 자체감사를 벌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천 본부장은 “공사감독 주체인 감리사 및 감리원에 대해서는 감독부실을 따져 제재조치할 것”이라면서 “공무원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를 통해 공사에 대한 관리적 책임유무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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