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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제주 4.3사건' 토론에 양조훈이 웬말이냐"


입력 2014.10.02 18:03 수정 2014.10.02 18:10        하윤아 기자

국민대통합위 주최 토론회서 발제자 양조훈 퇴출 요구

"왜 대한민국 국군과 경찰을 학살자로 만드는가" 항의

2일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주관한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주 4·3사건 바로잡기 대책회의’ 소속의 한 회원이 양조훈 4.3평화교육위원회 위원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데일리안

제주 4·3사건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이념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2일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주관한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토론회 개최를 막고 나서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제주 4·3사건 바로잡기 대책회의’ 소속 회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토론회 시작 전 양조훈 4·3평화교육위원회 위원장(전 4·3진상규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등장하자 “대한민국 국군과 경찰을 학살자로 만드는가”라며 거칠게 몰아 세웠다. 이들은 양 위원장의 퇴출을 요구하며 주최 측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양 위원장은 전 4·3진상규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서 지난 2003년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라는 내용의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펴낸 바 있다.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됐던 토론회가 이 같은 소동으로 지체되자 주최 측은 대책회의 소속 회원들에게 즉각 토론회장에서 나가줄 것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대책회의 구성원들과 주최 측 간의 경미한 충돌이 발생했다.

일부 대책회의 소속 회원들은 “양조훈만 빼주면 나가겠다”, “가짜보고서를 쓴 사람은 빼야 하는 것 아니냐”, “양조훈만 빼고 나중에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소리치며 “나가달라”는 주최 측의 요구를 계속해서 거부했다.

2일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주관한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주 4·3사건 바로잡기 대책회의’ 소속 회원들이 토론회장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주최 측에 막혀 물리적 충돌상황이 벌어졌다.ⓒ데일리안

결국 이들은 ‘양 위원장의 발제에 대한 반론의 시간을 주도록 하겠다’는 주최 측의 약속을 받아내고 나서야 토론회장 밖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양 위원장은 ‘제주 4·3사건: 이념갈등 극복과 화해의 길’이라는 제하의 발제에서 4·3 사건의 개요와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제주 4·3사건에 대해 “제주도 같은 좁은 공간에서 수만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점과 이러한 중대한 사건이 한국 내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금기시되고 있다는 점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4·3사건에 대한 재평가는 한국정부의 수준과 비례한다. (재평가) 이후에 한국은 민주화의 길을 갈 수 있다’라는 보도를 언급하며 “4·3사건의 발발 배경은 복잡하고 여러 이견이 있지만 경찰의 우발적인 발포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3년 10월 진상보고서가 통과된 이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도에 내려가 공식적으로 제주도민과 제주 4·3사건 유족에게 사과했다”며 “과거사의 잘못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한 것은 4·3사건이 처음인데, 여전히 일부 보수단체는 이를 부정하고 진상 보고서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광고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반해 대책회의 측은 사전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제주 4·3사건 보고서는 가짜이므로 다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남로당 제주도당을 ‘좌익폭도’로 규정하며 제주 4·3사건 보고서에 대해 “경찰과 민간인을 사살해 폭동을 일으켜 놓고 무장봉기라고 가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도들은 남한의 5·10 선거를 반대하여 3개구 선거구 중 2개 선거구를 무효화시킬 정도로 선관위원을 죽이는 등 선거를 방해한 반면 북한의 8·25 선거에는 지지투표를 했다. 제주 4·3사건이 경찰탄압으로 발생했다면 왜 남한선거는 반대하고 북한선거를 지지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4·3 정부보고서는) 남로당 공산주의자들이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기 위해 폭동을 일으킨 사실을 은폐하고 경찰 탄압에 저항해서 일어난 민중의거로 포장해 4·3사건의 무고한 희생자를 모독하고 인해 모든 고등학교 역사교과서가 제주 4·3폭동을 무장봉기로 서술해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규탄하게 만들었다”며 재차 “제주 4·3보고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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