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ING생명 '자살보험금' 지급해야"
#A씨는 지난 2005년 ING생명에 종신보험계약을 맺으면서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했다. 이후 A씨는 지난해 7월 스스로 번개탄을 피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삶을 마감했다. A씨의 상속인은 보험사에 사망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ING생명은 일반사망보험금만 지급하고 재해사망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처음으로 자살보험금 관련 사안에 대해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결정을 내렸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자살한 보험가입자의 상속인이 보험사를 상대로 사망보험금의 지급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재해사망특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라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해사망보험금은 일반사망보험금보다 2~3배정도 높다. 생명보험사 대다수 지난 2004년부터 2010년 4월 표준약관 개정 전까지 판매한 일반사망보험 상품 약관에 '정신질환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와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자살한 경우'를 예외사항으로 둬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ING생명을 포함한 생보업계는 약관표기의 오류라고 버텼다. 또 일반적으로 '재해'는 우발적인 외래 사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의적 자해에 의한 사망'은 재해로 볼 수 없다고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는 한국소비자원의 이번 결정은 보험약관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는 기본 원칙을 다시 확인해준 셈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고의에 의한 자살행위는 원칙적으로 우발성이 결여돼 재해사망특약이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예외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특별히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 지급사유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한편, 자살로 미지급된 재해사망보험금 건수(지난 4월 기준)는 삼성생명(713건), ING생명(471건), 교보생명(308건), 한화생명(245건) 순이다. 금액으로는 ING생명(653억원)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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