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조정위원회' 비난...가족대책위 "안타깝다"
김지형 전 대법관에게 보내는 서한 통해 공개 비판
가족대책위 "조정위 통해 함께 논의… 배제 억측 이해안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김지형 전 대법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조정위원회'를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가족대책위원회는 이같은 언행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10일 가족대책위 측 정애정씨는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반올림의 공개서한을 읽었다"며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반올림 측은 카페를 통해 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 전 대법관에게 보내는 서한을 올리고 '조정위원회' 설립을 비난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보상문제 해결을 위해 4개월여에 걸쳐 실무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협상이 지속적으로 난항을 겪자 반올림과 함께 협상테이블에 앉았던 피해자 및 가족들 8명 중 6명이 지난달 초 5차 실무협상부터 독립적인 가족대책위를 구성했다.
이번 조정위원회는 이같은 가족대책위와 삼성전자가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하기로 한 제3 조정기구다. 지난 8일 7차 실무협상을 통해 삼성측과 가족대채위는 조정위원장으로 김 전 대법관을 위촉하고 조정위원 2명을 선임할 권한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올림 측은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며 직접 교섭을 주장해왔다. 앞서 반올림과 삼성전자 간에 이뤄졌던 논의를 이어가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반올림측 공개서한에도 이같은 '조정위원회'에 대한 비난이 담겨있다.
반올림은 "협상의 엄연한 당사자인 반올림이 조정위원회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가족대책위와 합의했으니 문제될 것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조정위원회가 교섭장에서 반올림의 목소리를 틀어막고 황상기, 김시녀님을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실하게 교섭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에도 책임지지 않고 조정위원회를 내세워 면피하려는 삼성전자의 태도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8월 4차 실무협상에서 진행되던 논의를 성실하기 이어가면 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올림 측 주장에 대해 가족대책위는 안타까운 동시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우리의 입장은 반올림을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정위원회를 통해 함께 협상을 진행하려는 것"이라며 "조정위원회를 꾸리는 것이 왜 반올림을 협상에서 배제하려는 것으로 이해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법관 선출과 관련해 "가족대책위 능력으로 공정하고 명망있는 사람을 선출하는 과정은 정말 쉽지않았지만 협상을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말 심사숙고해 선출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협상을 진행하며 피해자들과 가족들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런 조정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씨는 "수많은 피해자들이 이제 삼성전자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반올림 측이 정말 많은 피해자들을 생각하고 지금 반올림과 함께 하고 있는 김시녀, 황상기씨를 위한다면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이번 반올림 측 공개서한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단 가족대책위 측에서 삼성전자에 조정위원회 설립을 제안하고 이를 수용한 입장이기 때문에 이에 집중하고 협상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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