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업체 "전국에 3천개, '판교 축제' 업체 적어 안맡겼다고?"
<직격인터뷰>"몇백만원 아끼려다...예고된 인명사고"
"행사 안전 책임지는 것도 전문경호업체의 전문 영역"
"경찰청에 등록된 경호업체가 전국적으로 3000개 가까이 있다. 경호업체가 없어서 맡기지 못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발생한 환풍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행사주최 측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과 보상 문제를 합의한 이데일리와 성남시는 아직까지 행사 주최와 관련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강남 및 판교 등지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주로 참여했던 경호업체 '포스원코리아' 김태현 이사는 2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주최측이 경호비용 400만~500만원 아끼려다 이번 참사가 발생하게 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 이사는 "사고 직후 우리가 주로 관할하는 지역이라 경찰청에 알아봤는데 이번 행사에서 경호업체가 선정이 안됐다"며 "경찰이 행사 주최측에 분명하게 경호인원 40명을 고용하라고 통보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이번 환풍기 추락사고 현장에는 안전요원이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안전요원이라고 서류상에만 기재된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직원 4명은 자신이 안전요원인지 전혀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이사는 "1인당 하루 비용이 15만원이니까 30~40명을 배치하게 되면 500만원 정도 된다"며 "주최 측에서 이 비용을 아끼려고 자체적으로 안전요원을 사용한 것 같은데 이들이 모두 연예인을 보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특히 "언론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행사를 주최했던 이데일리 관계자가 경호업체가 얼마 없어서 경호업체를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보도를 봤다"며 "전국적으로 경호업체는 3000개 가까이 있다. 다들 일이 없어서 힘든 상황인데 경호업체가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현재 경찰청에 등록된 경호업체는 전국적으로 2900여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경호업체가 경찰청에 등록을 원한다면 경호협회의 교육을 이수한 경비원 20명, 경호원 5명 이상을 보유하고 복장 및 휴대장비를 보유해야 한다.
그러면서 "경호업체는 차단봉, 경광봉 등 모든 장비를 동원해 안전을 체크하게 되고 환풍기는 물론 맨홀 뚜껑까지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안전요인을 체크한다"며 "경호업체는 연예인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안 쓰고 무대 뒤까지 모든 지역에 대한 안전을 체크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경호업체에 맡겼다면 환풍기는 물론 맨홀 뚜껑 등 모든 안전 사항에 대한 매뉴얼이 다 있기 때문에 이번 참사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본보가 확인한 결과 사설 경호업체는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도 넘쳐나고 있다. ISO인증업체라고 소개하는 업체도 상당수다. 이 회사들이 소개하는 업무 영역도 다양하다.
경호업체에서도 비교적 잘 알려진 A사의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흔히 경호업체라 하면 행사에 초청받은 주요 인사나 연예인들의 경호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우리가 맡는 영역은 신변보호만이 아니라 행사의 안전, 시설보호 등 총체적인 개념의 업무 수행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데일리와 경기도 및 성남시는 주최자와 관련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데일리는 경기도와 성남시의 승인을 받고 주최자 명의를 공동으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와 성남시는 행사를 주관한 이데일리 측으로부터 축제를 공동 주최하자는 구두 협의나 문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행사 주최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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