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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환수 연기 안하면 무상 복지 날아가는데?


입력 2014.10.25 09:57 수정 2014.10.25 10:00        목용재 기자

시민단체 "국방비 증가 필요한데 현 상황에선 어려워"

"미국 첨단 장비도 포기하면 위험‥연기는 생존권 보장"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에서 열린 제46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직후 한민구 국방장관(오른쪽)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당초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연기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돼 있는 상황이고 이를 경량화해 핵무기를 만들려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국방력은 아직 미약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군사주권’이라는 민족적 감정 보다 국민 생존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대북감시 장비 등 대북도발을 억지하는 전력 대부분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전작권을 환수하게 되면 국가생존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른바 ‘완벽한 자주국방’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방비 증액이 필요한데, 급속한 고령화와 복지수요의 증가, ‘복지 포퓰리즘’의 남발, 경제난 속에서 우리나라는 더욱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이라는 ‘대북억지력’이 빠져나가면 국내 투자수요도 줄어들어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류재길 시대정신 사무처장은 24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북한의 핵개발은 확실시 된 상황이며 또 이를 포기할 생각도 없다. 이에 대한 완벽한 방어태세가 갖춰질 때까지 전작권을 연기하는 것이 좋다”면서 “전작권은 반드시 환수해야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의 고령화, 복지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환수로 인해 요구되는 국방부 증액은 이뤄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용상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국장도 “아직 우리나라가 국방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서질 않는다”라면서 “전작권 전환은 한국 국방이 북한을 무력화시키고,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에 해야 한다”고 망했다.

최 국장은 “전작권 전환의 중요 조건 중 하나는 대북감시능력인데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미국의 정보력에 의존해왔다”면서 “이 능력 확보 여부가 전작권을 언제 환수하게 되는 지에 대한 기준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윤형 한국선진화포럼 상임이사는 전작권 전환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우리나라 경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김 상임이사는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핵보유 차단은 사실상 실패한 상황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이 이행되면 국가생존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면서 “전작권 전환이 이행되면 외국 자본 유출과 외국 투자 감소 등 경제난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면서 “전작권 전환 연기는 국민의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역대 대선주자들이 “전작권 환수”라는 일종의 ‘포퓰리즘’성 공약을 내걸어 국민들에게 전작권 환수에 대한 ‘환상’을 심어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작권, 전작권 환수로 인한 여파 등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대선주자들이 ‘군사주권’이라는 민족 정서를 건드려 표심을 얻어왔다는 비판이다.

류 처장은 “군사전문가들도 아닌 역대 대선주자들마다 ‘전작권 환수’를 얘기해 왔다”면서 “특히 한국사람들이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니까 민족적 자존심, 그러한 정서를 파고들어 표심을 얻어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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