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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황선 환대받으며 출산? 난 역전 보일러실에서..."


입력 2014.12.03 14:42 수정 2014.12.03 14:58        목용재 기자

탈북여성들, 황선·신은미 씨에 6일 시청 앞 공개 '맞장토론' 제안

이순실, 김정아, 송지영 씨 등 탈북여성 3인방이 3일 황선·신은미 씨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데일리안

"황선, 신은미 씨 당신들이 보고 온 북한의 현실은 1%의 상류층 이야기다."

이른바 ‘종북토크쇼’라 불리는 ‘통일토크콘서트’에 출연했던 신은미 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탈북 여성 3인방이 조목조목 비판하며 ‘맞장토론’을 제안했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있는 탈북여성 이순실(간호장교 출신), 김정아(장교 출신), 송지영(북한 아나운서 출신) 씨 등은 신 씨와 황 전 부대변인이 북한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인식하며 왜곡·선전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순실, 김정아, 송지영 씨 등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탈북여성, 신은미·황선에게 끝장토론 제안하다’라는 제하의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은 정권은 황선과 신은미 씨를 통해서 자신들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남한에 전파하는 데) 성공시켰다”면서 “당신들이 본 것처럼 일반인들은 그런 혜택을 받고 살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평양산원과 세쌍둥이 발언의 진실?…"나는 역전에서 아이를 낳았다"

이날 이순실 씨는 황선 전 부대변인의 “평양 산원에서 환대를 받으며 아이를 출산했다”며 북한의 출산 관련 정책을 미화하고 있는 발언에 대해 “저는 평양에서 살았지만 제 아이는 역전 보일러실에서 태어났다”고 울부짖었다.

이 씨는 “내 딸이 두 살이 될 때까지 따뜻한 집에서 재워보지 못했고 뽀송뽀송한 기저귀조차 제대로 채워본 일이 없다”면서 “아이를 태어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이 들 정도였다. 평양에서 환영을 받으며 놀고 온 사람들이 북한의 전체를 보고 왔다는 것처럼 얘기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정아 씨는 “북한에 있을 적, 한 번이라도 평양산원에서 아이의 진료를 받고 싶어 아이를 업고 산원 앞까지 갔지만 문전박대 당했다”면서 “평양산원은 ‘2.16벤츠’를 끌고 다니는 고위급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라고 울먹였다.

김 씨는 “둘째를 집에서 출산했는데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혼자 해산했다. 당시 탯줄도 직접 끊었는데 먹을 것이 없어서 탯줄을 버릴 수 없었다”면서 “아이를 살리려면 내가 살아야겠기에 그 자리에서 자른 탯줄을 먹고 아이를 보살폈지만 아이는 10달 만에 세상을 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평양산원에 들어가려면 갖가지 진단서를 받아 제출해야 했는데, 진단서도 뇌물 없이는 받을 수 없다”면서 “북한 공민증을 가진 북한 사람도 평양산원은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선 전 부대변인의 “세쌍둥이 산모를 헬기로 데려와 6kg될 때까지 섬세한 제도와 마음으로 키워주는 곳”이라며 북한의 출산지원 제도를 미화하는 발언에 대해서도 울분을 토했다.

김정아 씨는 “6kg이 될 때까지 산원에서 돌봐준다”, “세 쌍둥이 출산을 위해 헬기가 뜬다”, “세 쌍둥이 집안에는 반지도 준다”라는 발언에 대해 “사실”이라며 인정을 하면서도 이에 대해 북한의 실상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6kg까지 돌봐주고 헬기도 띄우고, 반지를 주는 것도 맞다. 그런데 6kg까지만 키워주고 집으로 돌려보낸 세쌍둥이는 먹을 것이 없다. 약도 제공받지 못한다”면서 “이렇게 해서 신생아가 사망하면 북한 당국은 구역 병원장에게 책임을 물어 철직시킨다”고 말했다.

이순실 씨는 “북한 당국은 세쌍둥이 산모에게 헬기를 보내고 반지 한번 선물로 주면 이것을 가지고 몇 년을 우려먹는다”라면서 “세쌍둥이 때문에 헬기 한번 띄우면 당의 위대성을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본 우리는 학교 졸업할 때까지 세뇌 당했다”고 회고했다.

"북한 신천박물관의 '미군학살'얘기만…6.25전쟁 왜곡은 거론 안하나"

탈북여성 3인방은 신은미 씨가 북한을 여행하면서 방문했던 신천박물관 관람기에서 “미군에 의해 신천 군민들이 대량학살을 당했는데 그 숫자가 수만에 달한다는 설명을 듣고 기겁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신천 박물관에는 6.25전쟁이 “미제 침략자들과 남조선 괴뢰도당이 일으킨 침략·살인전쟁”이라고 왜곡하고 있는데 이를 보고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 씨는 지난 2월 한 매체에 기고한 자신의 북한여행기를 통해 신천박물관 관람기도 함께 밝힌 바 있다.

김정아 씨는 “신천박물관 관람기를 보면 미국 학살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던데 그 자리에 갔다면 6.25전쟁에 대해 북한당국이 선전하고 있는 내용도 못 볼리 없다”면서 “해당 박물관에서는 6.25 전쟁이 미제·남조선에 의해 일어났다고 선전하고 있는데 왜 이 내용을 쏙 빼놓고 미군의 만행을 얘기하나”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는 북한의 주장에 그대로 동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신은미 씨 국적은 미국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 시민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꽃제비 본적 없다? 꽃제비촌 가보고 그런소리 하나"…황선·신은미에 '끝장토론' 제안

아울러 그동안 ‘꽃제비’를 본적이 없다고 말한 신은미 씨에 대한 쓴 소리도 이어졌다. 신 씨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 및 기고글을 통해 “꽃제비를 본적이 없다”, “'북한' 하면 꽃제비 모습이 떠오르는데 북한 여행을 통해 그런 모습이 전부가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송지영 씨는 “꽃제비가 많은 곳은 북한의 평안북도 신성촌과 순천역, 함흥역이다. 이곳에 가보고도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곳에선 꽃제비들이 많아서 먹을 것이나 귀중품을 채가기 때문에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해서 좋은 점만 이야기 하는 것은 북한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역사왜곡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순실 씨도 “과거 한 재일교포가 북한에 건너와 마약과 술에 절어 집안 재산을 탕진했는데 일본 지인이 그 재일교포 집을 방문한다고 하니, 당국이 그 재일교포 집을 연출한 적이 있다”면서 “그 동네에서 제일 깨끗하고 잘사는 집을 섭외해서 재일교포 가족들을 들여보내고 그들의 집인양 쇼를 하게 했다. 사흘후 방문객이 돌아가자 재일교포 가족들은 다시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신들이 보고 온 북한은 이런 현실과 다르지 않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다던데 박 대통령도 북한 현실을 모른다. 우리와 토론을 먼저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정아 씨도 “탈북자들과의 맞장토론이 오히려 북한의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는 6일 서울시청 앞에서 탈북여성 5인과 황선·신은미 씨의 ‘맞장토론’을 제안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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