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드라마 '피노키오', 이유 있는 인기
'너목들' 박혜련 작가·조수원 PD 만남 시너지 효과
이종석·박신혜 호연 속 방송 6회 만에 수목극 1위
수목극 1위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PD의 섬세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 여기에 묵직한 메시지까지. '피노키오'는 그렇게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최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피노키오' 기자간담회에는 주연 이종석 박신혜 이유비 김영광 진경 등이 참석했다. 배우들은 드라마의 인기 덕분인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지난달 12일 시청률 7.8%(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시작한 '피노키오'는 방송 6회 만에 수목극 1위에 올라섰다. 그간 SBS 드라마가 부진한 성적을 거둔 터라 '피노키오'의 이러한 선전에는 관심이 쏠렸다.
이날 참석한 김영섭 드라마 본부장은 "'피노키오'는 SBS 드라마를 다시 일으킬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피노키오'는 방송사 사회부 기자들의 이야기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춘들을 담는다. 기자보다 청춘들의 성장에 주목했다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삶의 진정성이 잘 묻어난 작품"이라며 "박 작가가 1년 넘게 취재해 현실감이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박 작가의 필력과 취재력을 극찬했다.
달포 역의 이종석은 "일단 대본이 좋다. 배우가 채워넣을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촘촘하다. 전개의 개연성도 있고 인물들이 움직이는 동기가 분명하다. 작가님이 만든 캐릭터 하나하나가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인하 역의 박신혜 역시 "기자들이 취재하느라 집에 못 들어가는 설정, 옷 한 벌로 며칠을 버티는 장면, 화장이 지워지고 머리가 헝클어지는 콘셉트 등 캐릭터의 다양한 면들을 작가님이 세심하게 표현해주셔서 놀라웠다"고 전했다.
빠른 전개로 몰입감을 높이는 조 PD의 연출력도 인기 요인이다. "박 작가와 조 PD의 힘이 가장 커요. 주연 배우들의 로맨스와 청춘들의 성장기에 사회적 이슈를 넣은 게 주효했죠.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게 사실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화두를 던진 게 통한 것 같아요. 배우를 설레게 하는 대본을 만나 기분이 좋습니다."(진경)
수습기자 윤유래와 서범조를 연기하는 이유비와 김영광 역시 "대본이 정말 재미있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며 "다음 회가 궁금해지는 드라마"라고 했다.
청춘스타 네 명이 만들어낸 끈끈한 친밀감도 눈에 띈다. 이날 간담회에서 네 배우는 시종일관 웃으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각 배우가 말을 할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히 극 중 안타까운 사랑을 하는 이종석과 박신혜의 케미스트리(배우와의 어울림)가 돋보였다.
이종석은 드라마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박신혜가 사랑스럽고 예쁘다"며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이종석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이같이 말하며 미소 지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피노키오'에서 달달한 케미스트리를 뽐내며 사랑받고 있다.
극 중 달포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송차옥 기자의 딸인 인하를 사랑한다. 운명적인 사랑이지만, 참 안타깝다. "사연이 기구하고 참 슬퍼요. 아무 잘못도 없는 달포네 가족이 모든 걸 잃고 흩어졌는데 이런 고통을 준 원수의 딸을 사랑하게 됐으니 말이죠. 인하와의 멜로신에선 쓸쓸한 느낌이 들어요. 작가님이 필력 덕분인지 대본을 읽으면 감정이 자연스레 나와요."(이종석).
박신혜는 '피노키오 증후군'(거짓말을 하면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딸꾹질 증세를 보임)을 앓는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해 드러내는 인물이다. 슬픔을 감출 수도, 화를 참을 수도 없다. 어떨 때는 막말을 일삼기도 한다.
"감정을 감출 수 없기 때문에 막말을 하게 돼요.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하는 게 아닌, 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죠. 이전 작품에서 캔디 캐릭터를 도맡아 했다면 이번 드라마에선 다른 역할이에요.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별로 없고요. 독립적이고 씩씩하고, 또 어떨 때는 망가지기도 해요. 저 자신을 편하게 내려놓게 되죠."(박신혜)
인하는 감정을 오롯이 드러내는 인물이라 그 흔한 '밀당'도 안 한다. 박신혜는 "인하가 달포에게 고백한 후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에서 설레었다"며 "우연히 마주치게 된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낸 게 예뻤다"고 설명했다.
이종석은 "3일 방송에서 달포가 인하에게 마음을 전달한다"며 "미리 찍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촬영 기간에 기자로 산 배우들이 생각하는 기자란 무엇일까. 공통 대답은 "너무 힘든 직업"이었다. 이유비와 김영광은 "기자가 너무 힘든 직업이라고 느꼈다"며 "항상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어려웠다"고 했다.
"'그 많은 기자는 어디서 쏟아져나오는 걸까요?'라는 내레이션이 생각나요. 평소에 기사를 볼 때 별생각 없이 읽었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기자라는 직업의 세계와 기사가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알게 됐어요."(이종석)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됐어요. 제가 이해한 부분을 대중에게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게 힘들다고 느꼈죠."(박신혜)
"기자들이 너무 고생하는 걸 느꼈어요. 누군가 내게 시킨다면 못 할 정도로 참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을 위해 저들은 일할까',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건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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