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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ML행’ 강정호에 닥친 피츠버그 3중고


입력 2014.12.23 10:15 수정 2014.12.24 14: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이미 주전 자리 확실하게 자리 잡은 내야

탄탄치 않은 재정과 투수 친화적인 구장

넥센의 유격수 강정호(27)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팀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였다.

피츠버그는 2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강정호에 대한 단독 교섭권을 획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피츠버그는 포스팅에 이름을 올린 강정호에게 가장 많은 액수인 500만 2015달러(약 55억 원)를 써냈다.

이로써 피츠버그는 앞으로 한 달간 강정호 측과 입단 협상을 벌인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포스팅비는 건네지 않아도 되며, 강정호는 일본행 또는 넥센에 잔류하게 된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88승 74패(승률 0.543)를 기록,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샌프란시스코에 덜미를 잡혔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등 약체였던 이미지를 떨치기 위한 전력 보강에 한창이다.

피츠버그의 홈구장 PNC파크는 강정호와 같은 우타자에게 불리하다. ⓒ 게티이미지

① 뚫고 들어가기 힘든 탄탄한 내야진

피츠버그는 내야진이 탄탄해 강정호가 계약에 성공하더라도 험난한 주전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피츠버그의 유격수 조디 머서로 올 시즌 타율 0.255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수비가 무척 뛰어나 유격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숀 로드리게스와 페드로 플로리몬이라는 수준급 백업 내야수까지 두고 있다.

포지션을 변경해도 자리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3루수에는 올 시즌 MVP 투표 9위에 오른 조시 해리슨이 지키고 있다. 게다가 원래 주인이자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페드로 알바레스가 부상을 털고 일어나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2루는 올 시즌 실버슬러거 수상자이자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닐 워커의 몫이다. 워커는 올 시즌 타율 0.271 23홈런 76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에 완전히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② 스몰마켓 대명사 피츠버그

피츠버그의 올 시즌 페이롤은 약 7192만 달러(약 789억 원)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가운데 28위에 머물렀다. 특히 피츠버그는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으로 올 시즌도 1000만 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자는 단 1명도 없었다.

최고 연봉을 받았던 러셀 마틴은 토론토로 이적했고, 지난해 MVP이자 팀 최고의 스타인 앤드류 매커친의 연봉 역시 745만 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또한 주축 선수들을 장기계약으로 묶기 보다는 트레이드 또는 FA 방출로 유망주 수급에 비중을 두는 팀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500만 달러의 포스팅 액수를 써낸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어느 정도 규모의 계약을 안길지는 미지수다. 강정호가 포스팅 액수가 비슷했던 일본인 내야수 니시오카 츠요시(3년간 900만 달러) 만큼 얻어낸다면 연평균 500만 달러의 팀 내 고액 몸값이 된다. 하지만 피츠버그 구단이 주전 확보가 불투명한 선수에게 이러한 액수를 안겨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③ 타자? 대표적인 투수 친화구장

피츠버그의 홈구장 PNC 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장으로 손꼽힌다. 그와 더불어 투수에게 상당히 유리한 경기장으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특히나 PNC 파크는 좌측 담장까지의 거리가 우측보다 멀어 우타자에게 극단적으로 불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PNC 파크의 우타자 홈런 팩터는 85(팬그래프닷컴)로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타자 친화구장인 목동 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던 강정호는 올 시즌 40개의 홈런을 담장 밖으로 넘겼다. 이는 웬만한 비거리가 나오지 않을 경우, PNC 파크에서는 외야 플라이에 그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보다 좋은 조건의 계약을 따낸 뒤 험난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고, 투수 친화구장에서 81경기나 치러야하는 악조건도 이겨내야 한다. 강정호가 3중고를 이겨내고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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