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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새정치 못보여주고 사라질 이름 '새정치'


입력 2015.01.04 08:26 수정 2015.01.04 08:35        조성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명 논란, 결국 '새정치 실패' 인정

정가 "안철수 반대? 진작에 새정치가 뭔지 보였어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왼쪽)와 김한길 전 대표(오른쪽).(자료 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당명 개정 논란’이 당내 계파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사실상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가 실패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간 새정치연합은 총선이나 대선 등 중요한 선거 때마다 당명을 바꿔왔다. 지난 1990년 이후 당명의 변화과정을 보면 이 같은 사실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였던 당명은 이후 현재까지 선거를 목전에 두고 수차례의 통합과 분당 등을 거치며 수없이 바뀌었다.

2000년 제16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새천년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당되면서 당명은 ‘민주당’으로 변경됐다. 2008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개명된 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통합민주당으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제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앞둔 2011년에는 시민세력과 합당하면서 민주통합당으로 당명이 바뀌었고, 2013년 ‘민주당’으로 회귀했지만 1년 만에 안 전 대표의 신당세력과 합당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간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던 당명 변경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소위 ‘빅2’로 불리는 박지원-문재인 두 후보 간의 경쟁이 그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지난 1일 당의 핵심 지지층인 광주를 방문해 야권의 뿌리인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경쟁자인 문 의원도 비슷한 시기에 경쟁적으로 ‘당명 변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통적인 지지층이자 동시에 최대 세력인 호남의 향수를 자극해 당심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뿌리가 민주당이고, 지금까지 민주당을 버리고 시작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호남을 특히 강조하는 박 의원의 ‘호남적통론’은 정략적인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전당대회에서 승리하기 위한 ‘당심 공략’에 머무를 것만 같았던 이번 논란은 ‘새정치’의 대표주자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이날 당명 변경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성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안 전 대표는 “우리가 당명에 새정치를 포함하고 당명을 바꾼 것은,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당명 때문에 집권을 못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당명보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경쟁할 때”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3월 안 전 대표의 신당세력과 김한길 당시 대표의 민주당이 통합하면서 생겨난 결과물이다. 여기에 손을 댈 경우 두 세력 간 통합이 갖는 정치적 의미와 안 전 대표를 상징하는 ‘새정치’를 사실상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실패의 악몽”이라며 사실상 ‘새정치’가 실패로 끝났고, 이에 따른 당명 변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을 바꾸는 것은 당시 통합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반발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반발을 하려면 ‘새정치’가 뭔지를 보여주지는 못해도 최소한 설명은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그간 안 전 대표는 ‘새정치’를 내세우며 대선 후보까지 급부상했지만, 이후 ‘새정치’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이 내세웠던 ‘기초선거 무공천’ 등 정치혁신을 위한 약속을 뒤집는 행보를 보이며, “기존 정치 세력과 별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새정치연합은 워낙 급조된 데다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고, 새로운 정치에도 실패하면서 국민에게는 실패의 악몽으로 기억되고 있다”며 “하지만 ‘민주당’은 패배도 했지만 승리도 했다. 승리가 있고 정이 있는 민주당이기 때문에 복구를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정치연합이 당명을 둘러싸고 과도한 당내 논쟁을 벌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당명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정당은 당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향하는 가치가 중요하다. 당명으로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새정치연합이 잘못 가고 있는 것”이라며 “당명에 대한 문제보다는 앞으로 새정치연합이 어떤 이념과 가치를 토대로 정책정당, 국민정당으로 거듭날 것인지를 고민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최 소장도 “당명보다 중요한 것은 당이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가인데,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비전을 보일지를 두고 경쟁을 해야 한다. 당명으로 경쟁하면 민심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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