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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충성도' 무엇이 갉아먹었나


입력 2015.01.07 10:51 수정 2015.01.08 08:4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탈세 혐의 때 구단 미온적 반응에 실망

동선 겹치는 네이마르-수아레스 영입도 영향

과거 언제나 “바르셀로나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던 메시도 최근에는 “미래는 알 수 없다”며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 게티이미지

유럽 최고의 명가로 군림해왔던 FC 바르셀로나(스페인) 행보가 최근 심상치 않다.

오랫동안 구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인물들이 석연치않게 떠나는가 하면,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마저 또 이적설에 휩싸였다. 최근 기대에 비해 저조한 팀 성적과 내분설까지 불거지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 6일(한국시각) 안도니 수비사레타 단장 경질에서 비롯됐다. 단장 보좌역을 수행하던 카를로스 푸욜 역시 자진 사퇴했다. 수비사레타와 푸욜은 현역시절부터 바르셀로나에 몸담아온 구단의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구단 측은 이들이 갑작스럽게 물러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최근 바르셀로나를 둘러싼 크고 작은 논란들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문책성 의미가 짙다고 분석한다. 수비사레타는 2010년부터 바르셀로나 단장으로 일하면서 선수 영입과 구성에 사실상 전권을 행사해온 인물이다.

그런데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FIFA로부터 18세 미만 선수들의 해외 이적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1년 간 선수 영입 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FIFA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요청한 항소도 모두 기각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몇 년간 수비사레타 체제에서 영입해온 외부 선수들 중에서 이렇다 할 성공작도 거의 없었다. 가뜩이나 지난 시즌 무관에 그친 바르셀로나는 내년까지 전력보강이 봉쇄된 가운데 올 시즌 역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2위에 그치고 있어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리오넬 메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이적설이 다시금 확산되고 있다. 메시는 올 시즌 초반에도 첼시 이적설이 거론됐지만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메시가 SNS에서 첼시의 계정을 팔로우한 것 자체를 두고 또다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메시가 최근 위장염 증세로 팀 훈련에 불참하고, 바르셀로나가 메시를 선발명단에서 제외한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일격을 당했다. 메시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불화설이 불거진 타이밍과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메시와 바르셀로나 구단과의 갈등에 더 가깝다. 1~2년 전부터 메시와 구단과의 사이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는 조짐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무엇보다 지난해 내내 스페인 축구계를 강타한 메시의 탈세 혐의에 대해 바르셀로나 구단이 미온적인 대응을 보일 때부터 양측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가 최근 몇 년간 메시의 역할과 활동반경이 겹치는 네이마르-수아레스를 영입한 것도 장기적으로 메시의 대체자를 염두에 두었다는 것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 언제나 “바르셀로나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던 메시도 최근에는 “미래는 알 수 없다”며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메시의 실제 이적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최근 분위기는 '현실적인 가능성은 낮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정도로 요약된다. 메시의 바이아웃 금액은 2억 5000만 유로(3300억원)다. 이 정도 액수를 감당할 수 있을만한 구단은 유럽 전체에서도 얼마 되지 않는다. 첼시, 맨시티, PSG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 구단들은 공식적으로 일단 메시 영입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부정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축구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액면 그대로 믿는 이들은 거의 없다. 만에 하나 메시가 이적시장에 나온다면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메시의 이적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히 선수 한 명의 이적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명의 대형선수가 자리를 바꾸는 대규모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바르셀로나의 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메시와의 불화설과 이중고를 겪고 있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회장의 거취 여부도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바르셀로나에 불고 있는 폭풍이 당분간 쉽게 가라앉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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