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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포 체인지’ 슈틸리케호, 우승컵보다 중요한 것은


입력 2015.01.10 09:30 수정 2015.01.10 09:3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월드컵 실패-K리그 침체 등 추락한 한국축구 위상

아시안컵 통한 반전 절실..우승보다 희망 제시 중요

아시안컵은 슈틸리케호 출범 후 첫 번째 실전무대다. ⓒ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첫 시험무대에 오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의 태극전사와 함께 9일 개막하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에 출격한다. 지난 9월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대표팀 감독직을 맡은 뒤 첫 번째 메이저 대회다.

한국축구에 이번 아시안컵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14년은 한국축구에 큰 상처를 남긴 한 해였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던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 2패로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쓴 맛을 봤다. 한때 한국축구의 영웅이었던 홍명보는 ‘의리 축구’ 논란을 비롯한 갖은 구설에 휩싸이며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고 불명예 하차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불황과 재정악화, 인기하락으로 몸살을 앓은 K리그의 침체, 부실운영과 정치적 논란으로 얼룩진 시도민 구단들의 난맥상으로 한국축구는 좀처럼 웃을 일이 없었다.

일련의 우울하고 비관적인 분위기를 일신하고 한국축구의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기 위해서라도 아시안컵을 통한 반전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컵 축구대표팀의 슬로건도 '타임 포 체인지'로 정했다. 바로 변화할 시간이다.

한편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한국축구를 이끌게 될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보여줄 리더십도 관심을 모은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4차례의 평가전을 치렀다. 아직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가 이런 것이다'라고 파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다. 전술적인 색깔, 경기를 풀어나가는 안목, 선수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 등 슈틸리케 감독의 능력은 아직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에서 슈틸리케호에 대한 기대치는 어느 정도일까.

외신들은 대부분 한국을 호주, 일본, 이란 등 전통 강호들과 함께 4강권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정작 우승후보로서는 의문부호를 던진다. 역시 1960년 이후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했던 것, 최근의 부진했던 A매치 성적과 FIFA 랭킹 등이 영향을 미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평가에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배팅업체들이 한국의 우승 가능성을 낮게 예측한 것에 대해서도 "그만큼 선수들은 부담이 덜하다. 아시안컵 결승전까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한국축구에 대해 파악하는 과정에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이후 성실하고 열정적인 행보로 한국축구에 녹아들고 있지만, 부임한지 반년도 안 돼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될 수도 있다.

축구협회에서도 일찌감치 슈틸리케 감독에게 이번 아시안컵 성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다만, 전임 감독들과 비교할 때 이번에도 최소한 4강 정도의 성적을 거둬야 팬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이다. 한국축구가 암울한 시기에서 7년 만에 다시 등장한 외국인 감독으로서 슈틸리케 감독에 거는 기대는 높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눈앞의 아시안컵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축구가 달라지고 있다는,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제시다.

어쩌면 '우승을 하라'는 요구보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어깨가 더 무거운 이유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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