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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 독립기구 합의했지만 "선뜻 총대 메기엔..."


입력 2015.01.18 11:50 수정 2015.01.18 11:55        이슬기 기자

"단순히 여야 이견 대립보단 지역구 간 갈등 클 것, 칼 맞을지도 몰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및 원내대표 회동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여야가 지난 15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했지만, 조정 대상 선거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 간 갈등으로 향후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는 15일 ‘2+2’ 회동을 열고 정개특위를 2월 국회 임시회 중 구성하고, 정치개혁 전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또 선거구 획정을 위해 이해당사자인 국회가 아닌 독립적인 기구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획정위의 소속, 획정위 안에 대한 정개특위의 수정권한 등 세부 내용을 놓고는 아직까지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았으나,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아 무난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새정치민주연합은 획정위를 국회는 물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도 독립된 제3의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16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선관위 구성이 대통령 추천 3인, 여당 1인, 국회의장 1인, 대법원장 3인인데, 아주 불리한 경우에는 8대 1이라는 조건이 돼버린다”며 “그래서 선관위에서는 결코 중립적인 획정이 될 수 없겠다 싶어서 제3의 독립기구로 만들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이어 “(그게 어렵다면) 여야가 동수로 독립적 기구로 구성하든 하자, 또는 자문기구를 선관위에 둔다, 이런 건 나중에 또 같이 검토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선관위 산하 획정위 구성을 주장했던 새누리당도 이를 당론으로 밀어붙이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그게 특별히 여야간 이견이 크게 있던 건 아니다”라며 “일부에서는 선관위에서 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일단 국회에서 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이해당사자가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있으니, 단지 원칙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우리 당도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 선관위 산하에 두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 건 사실이지만, 이 문장만으로는 어디에 둔다는 건지는 합의문에 없다. 그 외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여야간 입장보다는 같은 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 간 이해관계이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 국회를 전면 배제할 경우 병합 대상 선거구를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반발이 불가피하고, 우여곡절 끝에 획정안이 도출된다고 해도 오는 9월까지 처리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가장 큰 벽은 여야간 이견이 아니라 현직 국회의원들의 ‘밥그릇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여야 지도부도 쉽사리 결단을 못 하고 의원들의 눈치만 보는 처지이다.

이와 관련,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초선의원은 “이건 지역구가 더 생기거나 아예 사라지는 거 아닌가. 아직 어느 누구도 총대를 메기에는 자기 당 지역구 사람들한테 그야말로 칼침을 당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 막 급하게 추진하면 결국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며 “이건 어느 동네 사람들은 선거가 없어지고 생기고 하는 중대한 것이기 때문에 중앙에서 강제로 할 내용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영남, 호남, 충청도 등에 선거구가 있는 사람들이 실제 당사자이기 때문에 상황을 조사하고, 여야의 각 상황 등을 다 보고 전문가들 결정도 듣고 그래야 한다”며 “그러니까 (본격적인 선거구 개편 작업은) 한참 후에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개편이 필요한 선거구 중 상당수가 영·호남 지역에 밀집해있는데, 여야 모두 당내 실세 의원들이 영·호남에 몰려 있는 만큼, 일정 부분 입김이 작용하면서 지역간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단 영남에서 인구 상한선을 넘은 선거구는 5곳(경남 김해시을과 양산시,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대구 북구을, 경북 경산시청도군)이고, 인구 하한선을 채우지 못하는 선거구는 9곳(경북 영천시·상주시·문경시예천군·군위군의성군청송군·영주시·김천시, 대구 동구갑, 부산 서구와 영도구)으로 총 14곳이다.

호남지역에서 상한선을 넘는 선거구는 4곳(전남 순천시곡성군, 전북 전주시덕진구와 군산시, 광주 북구을)이며, 하한선에 미달되는 선거구는 8곳(전북 무주군진안군장수군임실군·남원시순창군·고창군부안군·정읍시, 전남 여수시갑·고흥군보성군·무안군신안군, 광주 동구)으로 모두 12곳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당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를 비롯해 같은 당 이정현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시곡성군이 포함돼 있고, 새정치연합에서도 4선의 비상대책위원인 김성곤 의원의 지역구(전남 여수시갑)가 조정 대상에 들었다.

이에 대해 서울에 지역구를 둔 새정치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2012년에도 당시 민주통합당이 영남 2석, 호남 1석을 줄이는 대신 원주와 파주를 분구하고, 세종시를 1석 늘리자고 했지만 새누리당이 영호남을 무조건 2석씩 줄이자고 고집했다”며 “결국 그렇게 해서 의석이 300석이 된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이어 “특히 농촌은 국회의원 혜택이 줄어드니까 엄청나게 항의하러 온다”며 “이번에도 여야는 물론 같은 지역 의원들끼리도 갈등이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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