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종환-이준석, 카톡에 무슨 대화 담겼길래...
음 전 행정관이 협박했다는 발언...카톡 공개 논란 이후 번복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 파동과 관련해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관련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진실 공방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이 서로 공개하겠다고 발언한 카카오톡 메신저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12일 김 대표의 수첩에 적혀 있던 '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 한 인터넷 언론사 사진에 찍히면서 불거졌다. 다음날인 13일 오전부터 수첩에 적혀 있던 K와 Y가 누구인가를 놓고 정치권에서 여러 말들이 오갔고 이날 저녁 일부 언론사와 종편 방송을 통해 이들이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반전이 일었다.
K, Y 이니셜이 김 대표와 유 의원인 것을 언론에 확인시켜 준 인물이 바로 이 전 비대위원이고, 수첩에 적혀 있는 발언을 한 사람은 음 전 행정관인 것으로 밝혀진 것. 이후 이 전 비대위원과 음 전 행정관의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먼저 13일 저녁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음 전 행정관이 지난 연말 한 저녁 자리에서 문건 파문과 관련해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지목하며 비판적인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을 이 전 비대위원이 확인시켜 줬다는 것이다. 이후 김 대표는 이날 참석자 중 한 사람인 이 전 비대위원으로부터 전해 듣고는 수첩에 이니셜과 함께 적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음 전 행정관은 언론 보도를 통해 12월 18일 모임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자신이 얘기한 배후는 구속된 박관천 전 경정의 배후를 놓고 얘기한 것이고 그 배후는 조응천 전 비서관이지 김 대표와 유 의원이라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 자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날 언론사들의 질문이 빗발치자 이 전 비대위원은 일부 기자들과 함께 당시 모였던 술집까지 가서 당시 상황과 정황에 대해 언급했고 우연히 이 자리에 있던 음 전 행정관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음 전 행정관은 이 전 비대위원을 보자 '누가 불렀냐'며 화를 냈고 5분만에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전 비대위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음 행정관이 모임에서 내가 방송으로 한 발언들을 비판하면서 '출연을 못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고 "내가 전혀 만난 것이 없는 여성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누구 누구를 만나고 있지 않느냐’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폭로를 이어 갔다. 이 인터뷰는 14일자로 공개됐다.
중앙일보의 인터뷰가 나간 이후 음 전 행정관이 이 전 비대위원을 협박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계속 이어졌고 음 전 행정관은 사실이 아니라며 거듭 이 전 비대위원의 발언을 비난했다. 또 JTBC는 15일 오전 이 전 비대위원이 "음 행정관이 이상돈 교수는 상종 못 할 인사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이 교수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느냐"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음 전 행정관은 논란이 계속되자 이날 언론 등을 통해 "내가 문건 배후를 말했다는 얘기가 김 대표에게 전해졌다는 말을 듣고 사실이 아니라고 김 대표 등 당 쪽에 간접적으로 해명했다"고 밝혔다. 음 전 행정관은 또 지난 13일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이씨에게 보냈다고 했다. 이씨와 주고받은 카톡 내용을 공개할지도 신중히 검토한다고 했다.
한편 이 전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글을 올리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중앙일보에 나온 인터뷰 내용 중 배후설만 빼고 모든 내용을 부인한 것이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음 전 행정관 관련 내용으로 보도되는 것 중 허위 사실이 많다"며 "음 전 행정관은 여성 이름을 거론한 적이 없으며 회사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 음 전 행정관의 사건 이후 질문들을 협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적었다.
또 같은 날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해 음 전 행정관이 자신에게 "이상돈 교수는 상종 못할 인사"라고 비난했다고 자신이 폭로했다는 JTBC 보도와 관련해 "기자들과 이렇게 쭉 얘기하다 보면 문맥을 설명하기 위해서 설명하는 부분들이 있다. 비보도 전제로 얘기해 준 몇 가지 부분들이 나와 가지고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제가 여자 누구누구 만났다, 이름을 대면서 협박했다, 이런 보도를 보고 저도 기겁했다. 왜냐하면 저는 그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제가 그걸 기자들에게 전달한 적도 없고, 음 행정관이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비대위원의 이런 말들이 나오면서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겠다던 음 전 행정관도 현재 이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을 살펴볼 때 이 전 비대위원은 처음에는 음 전 행정관이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가 음 전 행정관이 카카오톡 메신저 공개를 거론하자 곧 바로 자신의 발언을 오해했다며 진화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이 전 비대위원과 음 전 행정관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카카오톡 메신저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에 대한 정치권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인 문건 유출 배후설을 놓고 음 전 행정관은 문제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지목된 지난해 12월 18일 이 전 비대위원 등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김 대표와 유 의원을 배후로 지목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비대위원은 언쟁이 길게 오갈 정도였기 때문에 관련 발언을 오해하거나 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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