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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실패하지 않았다’ 슈틸리케호 향한 초심은?


입력 2015.01.17 10:31 수정 2015.01.17 12:2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약체들 상대로 기대치 밑도는 경기력으로 여론에 불 지펴

4개월 된 ‘신생아’팀 돌발변수 많아..차분했던 초심 돌아볼 때

[한국-호주]슈틸리케호는 정식 출범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 팀이다. ⓒ 연합뉴스

[한국-호주]슈틸리케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개최국 호주와 함께 ‘2015 아시안컵’ 8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짓고도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한국시각) FIFA랭킹 125위 쿠웨이트와의 졸전은 한동안 잠잠했던 여론에 불을 지폈다. 남태희 결승골로 1-0 신승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진과 컨디션 난조 속에 약체 쿠웨이트를 압도하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력으로 실망을 더했다.

외신들도 앞 다투어 한국축구 경기력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호주나 일본, 이란 등 우승경쟁자들에 비해 대체적으로 무색무취하다는 지적이 많다. 더구나 손흥민 등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감기에 걸렸던 사실이 알려지며 대표팀의 허술한 선수단 관리 시스템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올바른 방향을 위한 비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치면 자칫 본질에서 벗어날 위험도 크다. 부진한 경기력과 선수단 관리의 문제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2연승으로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적어도 슈틸리케호는 아직까지 실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쿠웨이트전 직후 일부의 반응은 마치 대표팀이 벌써 아시안컵에서 탈락이라도 한 것처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 '우승후보 제외'를 운운한 것도 다소 섣부른 발언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팀 내부적으로 문제점을 짚고 넘어갈 수 있지만, 굳이 공개적인 발언으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사기를 꺾을 필요는 없었다.

슈틸리케호는 정식 출범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 팀이다.

신임감독 부임 직후 고작 5차례의 평가전만 치르고 메이저대회인 아시안컵 본선에 나왔다. 시작도 하기 전에 주축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전멸하며 전술을 수정해야했고, 첫 경기인 오만전에서는 부주장이자 공격의 핵인 이청용마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악재가 겹쳤다.

감독이 선수를 파악하기에 시간이 부족했고, 쿠웨이트전에서는 첫 경기에 비해 선발이 7명이 바뀐 것도 의도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이런 돌발변수 속에 대표팀에 당장 매 경기 최상의 경기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대표팀은 물론이고 팬들도 초심을 되돌아봐야할 필요가 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을 향한 기대는 성적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우승하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이 55년이나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아시안컵은 그렇게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표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데 이번 아시안컵의 궁극적인 의미가 있다.

과정상의 시행착오는 처음부터 예상했던 부분이다. 좋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가는 법, 선수들이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 등은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번 대회를 치르며 한국축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승컵보다는 최악의 상황에서 한계를 어디까지 극복할 수 있는가하는 도전의식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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