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몰락’ 일본축구, 철 지난 ‘스시타카’ 고집하다 망신


입력 2015.01.24 12:41 수정 2015.01.24 12:4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UAE전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 ‘4강 진출 실패’

슈팅 35개 퍼붓고 1골..현대축구 흐름 못 읽어

일본은 UAE전에서 점유율 축구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는 역습에서 득점 확률이 높다.

수비가 정돈되기 전 빠르게 공격을 전개해 골을 넣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정상적인 수비’를 구축한 상태에선 골을 넣기가 정말 힘들다.

일본의 골 결정력 부족의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다. 일본은 ‘점유율 축구’를 구사한다. 끊임없는 패스로 틈을 노린다. 그러나 상대팀이 자기 진영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일본의 득점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상대팀이 웅크리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역습 기회를 갖기가 어렵다.

일본축구의 문제점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일본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서 열린 8강전서 UAE를 상대로 35개의 슈팅을 때렸다. 코너킥도 18-0, 점유율은 70%에 육박했다. 그러나 단 1골을 넣는데 그쳤다.

반면, UAE는 3개의 슈팅 중 1골을 기록했다. UAE의 선제골은 역습 과정에서 터졌다. 일본의 공격을 끊은 UAE는 간결한 플레이로 진격했고, 알리 맙쿠트의 슈팅으로 첫 골을 뽑았다.

끌려가던 일본은 후반 종반 사바사키 가쿠가 만회골을 터뜨려 1-1 동점을 이뤘지만 연장까지 가는 접전에서 더 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승부차기에서 일본은 믿었던 혼다 케이스케, 가가와 신지가 실축해 4-5로 패하며 UAE에 4강 진출권을 내줬다.

일본의 ‘점유율 축구’가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잃어가는 단편적 증거다.

일본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부임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피지컬 약한 일본은 짧은 패스만 15년 넘게 해왔다. 스페인 티키타카를 모방한 '스시타카'로 아시아를 호령한 적도 있다.

그러나 현대 축구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 일본이 추종한 스페인의 점유율 극대화 전술은 2014 브라질월드컵을 기점으로 수명이 다했다.

축구는 상대팀의 취약점을 공략하는 스포츠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일본에 대해 “축구의 3대 기본인 정신력·피지컬·개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패스만으로 싸운다”며 체질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히딩크 조언대로 일본축구는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다시 1980년대 암흑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수명 다한 ‘점유율 축구’를 재점검해야 한다. 이와 함께 피지컬 좋은 유망주를 발탁하거나 융통성 있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일본 인구는 1억 2000여 명으로 세계 10위다. 5000만 인구의 한국보다 ‘두 배’나 많다. 또 일본은 혼혈을 장려하는 민족이다. 그리고 ‘타고난 피지컬’을 자랑하는 한국계 출신 일본 귀화 선수들도 많다. 재일교포 4세 이충성(29·우라와 레즈)이 대표적이다.

이충성은 ‘2011 아시안컵’ 우승 주역이기도 하다. 호주와의 결승전서 결승골을 작렬한 바 있다. 그러나 이충성은 일본에서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았다. 소속팀 우라와 서포터는 지난해 이충성이 입단하자 “일본인만 원한다”라는 인종차별 현수막을 내건 바 있다. 이충성이 이번 일본대표팀에 발탁됐다면, 일본의 골 결정력은 보완됐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최근 차두리의 피지컬을 보고 감탄했다. “우리도 보유하고 싶다”를 연발하며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몸싸움을 회피하는 ‘점유율 패스축구’의 한계를 일본 팬들도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