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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의 늪 빠진 친박계,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입력 2015.01.29 16:02 수정 2015.01.29 16:13        조성완 기자

국회의장 → 6.4지선 당내 경선 → 전대 연이어 '비박계' 선출

구심점 없는 친박계, 일사분란하게 움직일지도 관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친박계 의원모임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에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동료의원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새누리당 친박계가 당 안팎의 굵직한 주요 선거에서 비박계를 상대로 연이어 패배 중인 가운데, 나흘 앞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 대 비박’으로 확정되면서 친박계가 연패 사슬을 끊을 수 있을지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새누리당 내 핵심세력으로 떠올랐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친이계가 대선 이후 주류세력으로 떠올라 집권초기 당권을 잡았던 점을 떠올리면 친박계도 당연히 이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친박계는 이같은 예상을 깨고 박근혜정부 집권 2년차부터 당내 주류 세력으로서의 위상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박계 내에서조차 “정권 창출의 주도 세력이 집권 초반부터 당권을 놓친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올 정도다.

그 시작은 제19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선출이었다. 당초에는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까지 지내면서 친박계의 핵심인물로 떠오른 황우여 의원이 당연시됐지만 재보궐선거를 통해 복귀한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의 ‘국회의장설’이 스멀스멀 제기됐다. 하지만 결국 국회의장은 ‘친이계’ 정의화 의원에게 돌아갔다. 심지어 황 의원은 더블스코어 차이로 지는 수모를 당했다.

두 번째는 6·4지방선거 당내 경선이다. 당시 친박계 후보들이 대거 나섰지만 비박계인 정몽준, 홍준표(경남지사), 남경필(경기지사), 원희룡(제주지사), 권영진(대구시장) 후보에게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조차 비박계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세 번째는 7·14 전당대회다. 여기서 친박계는 말 그대로 굴욕을 맛봤다. ‘대세론’을 굳혀가던 김무성 의원을 상대로 친박계는 좌장인 서청원 의원을 내세웠다. 서청원 의원의 당선을 위해 친박계 의원들의 보좌진을 권역별로 배치할 정도로 각오를 다졌지만 결과는 김무성 의원의 압승으로 끝났다. 서 의원과 함께 친박계 후보로 나선 홍문종 의원은 비박계인 김태호, 이인제 의원에게 밀려 최고위원 자리에도 앉지 못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만 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도 친박계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뚜렷한 구심점을 갖지 못한 친박계가 과연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정권 초기라는 점과 박 대통령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현재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러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친박계의 입지도 예전같이 않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김 대표와 여의도연구원장직 인선을 두고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마찰을 빚으면서 계파갈등 논란을 일으켰지만 오히려 친박계 내에서조차 “일부 의원들의 생각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친박계가 단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더구나 ‘친박 좌장’으로 평가받는 서 최고위원의 경우 ‘비박계 원내대표 주자’인 유승민 의원에게 빚 아닌 빚이 있다. 유 의원은 지난해 7·14 전당대회 당시 대구·경북 의원들과 함께 서 최고위원의 지지선언을 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서 최고위원으로서는 개인을 생각하면 유 의원을, 계파를 생각하면 이 의원을 선택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 의원의 색채가 뚜렷하지 못한 점도 친박계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이 의원 스스로도 “나는 중립으로 분류돼 온 의원이다. 친박, 신박, 범박이라고 하는데 하여간 나를 오리지널 친박으로는 안 보지 않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유 의원이 친박이면 친박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 2013년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한차례 승부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비박계’로 평가받았지만 불과 2년 만에 ‘박심(朴心)’의 대상으로 지목되며 친박계 후보로 입지가 바뀌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2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집토끼를 단속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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