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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백운대에 누가 여성 음부 파놓았나 봤더니...


입력 2015.01.31 10:16 수정 2015.01.31 10:38        최진연 문화유적전문기자

<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 - 남근석 기행>종족보존 빌던 천제단 알터바위

서울의 진산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836m)에도 알터가 있다. 이 알터는 태극기 게양대 아래 있는데, 직경 1m, 깊이는 20cm의 구멍이다. 이 험준한 산봉우리에 여성의 음부를 상징하는 구멍을 파놓은 집단은 누구일까? 하루에도 수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에 오르지만 알터의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봉우리에 알터를 파놓은 세력은 누구일까...? 한강유역과 서울도심, 경기북부지역까지 동서남북 360도가 한눈에 펼쳐지는 이곳에 천신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해 인공적으로 알터를 판다는 것은 민간이나 마을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북한산 백운대에 천신에게 제사지내던 천제단 알터ⓒ최진연 기자

북한산은 국내서 산세가 험준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삼국시대부터 이곳에는 군사요충지로 쓰기위해 산성축성에 혈안이 됐다. 삼국 중에서 가장먼저 북한산에 산성을 쌓은 세력은 백제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는 개루왕(132년)때 북한산에 산성축성이 등장한다. 그 후 백제는 고구려 군에게 산성이 함락당하면서 개로왕도 전사하게 된다.

백제는 고구려를 응징하기위해 신라와 연합군을 결성하고 고구려를 퇴각시켰다. 한강하류는 백제의 영토가 되고, 한강 이북은 신라가 차지했다. 이때 신라는 영토 정복기념으로 북한산 비봉에 진흥왕순수비를 세웠다. 고려 때도 북한산에 산성을 쌓고 거란과 몽고군이 침입하자 결사항전 했다. 조선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도성의 배후성으로 북한산에 산성을 축성했다.

북한산 염초봉에도 두개의 천제단 알터가 있다ⓒ최진연 기자

그렇다면 북한산 백운대의 알터는 삼국 또는 고려, 조선 중에서 국운을 위해 하늘에 제사 지내던 천제단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북한산능선 중에서 천혜의 험준한 능선은 염초봉과 백운대 사이다. 이 능선은 등산전문가 장비를 갖춰야만 등산을 할 수 있는 구간이다. 천길 절벽 암봉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인사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함부로 산행을 하다가는 국립공원 산악대원들의 집중단속 대상이 된다.

염초봉 등산은 처음부터 로프에 의지해야 된다. 네발로 기어서 암벽을 오르다보면 염초봉 정상이다. 이곳에도 알터가 있는데, 역시 인공적으로 판 2개의 구멍이다. 웅덩이에는 밖으로 물이 흐르도록 배수로를 인위적으로 파놓았다. 알터에서는 산성내부가 한눈에 조망된다.

염초봉 천제단 아래로 흐르는 배수로ⓒ최진연 기자

염초봉 백운대구간 암봉 사이사이에는 축성당시의 성벽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병사들이 초소로 사용하던 건물의 석재들도 널브러져 있다. 이런 주변 환경을 볼 때 이곳 알터 역시 민간의 기도처로는 보기 어렵다. 당시 통치 집단의 제단터로 추정된다.

천제단 알터 바위는 천신에게 마음을 의지하려는 옛 사람들의 신앙의 대상이었다. 생산과 생식을 상징하는 여성의 성기형태를 바위 꼭대기에 조성해 놓고, 하늘에 빌면 종족보존과 나라의 태평세월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최진연 기자 (cnn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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