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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총선 앞두고 일신해야' 나경원 '전문성 + 경험'


입력 2015.02.24 17:02 수정 2015.02.24 17:07        조성완 기자

치열해지는 새누리당 외통위원장 선출, 너도 나도 '내가 관행'

외통위원장 자리를 놓고 새누리당 내에서 격돌하는 정두언 의원과 나경원 의원.ⓒ데일리안

새누리당은 오는 26일 의원총회를 갖고 유기준 의원의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으로 공석이 된 외교통일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나경원-정두언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 경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외통위원장 후보 선출을 위한 선관위 구성이 의결이 됐고 바로 공고가 났다. 오늘 하루 동안 후보자 등록을 받을 예정”이라며 “오는 26일 목요일 본회의 시작 전 9시에 의원총회를 열어서 당 국회 외통위원장 후보자를 선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통위는 비교적 정쟁에서 자유롭고,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구상’을 포함한 남북관계 등 박근혜 정부의 외교·통일 분야 정책 입법화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중요 상임위로 꼽힌다. 그만큼 외통위원장의 무게감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청와대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7일 신임 통일부 장관에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내정하면서 외통위원장 자리를 더 이상 비워둘 수 없게 됐다. 인사청문회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외통위원장은 후보 등록 결과 단수일 경우에는 박수로 추대되지만, 복수일 경우에는 경선을 통해 선출된다. 나경원-정두언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당내 의원들에게 출마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대보다는 치열한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인 점을 감안한 듯 ‘중간층 확보’를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층간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인사가 나서서 존재감 있게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1년여를 앞둔 내년 총선상황은 매우 안 좋다. 특히 수도권은 참패를 했던 제 19대 총선 때보다 민심이 훨씬 나쁘다”며 “총선을 앞두고 이제는 당직이든 국회직이든 중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사가 나서서 존재감 있게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외통위원장을 맡으면 그 어느 때와 달리 당과 국회가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서도 분명히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면모를 일신해 총선에서 역전승을 거둘 수 있도록 확실한 역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은 굉장히 급한 상황이다. 당장 다음 달에 총선을 치르게 되면 송파에서도 떨어질 것”이라며 “공무원연금개혁, 소득세, 비선라인, 총리 임명 과정, 담배값 등으로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통위원장이라고 외통위 소관 업무만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모든 사람이 전면에 나서서 개혁적인 사람이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움직여야 된다. 지금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나 의원은 ‘전문성과 경험’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제사회 정세 흐름상 외교·통일 분야가 중요한 시기에 그간 쌓은 경험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나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회 복귀 이후 외통위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준비를 해 왔다”며 “정치를 쉬는 동안에도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 등 외교 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때 쌓은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서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특히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관례다. 본인들에게 유리한 관행을 제시하면서 상대방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그간 관행적으로 3선 의원 가운데 국회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왔다. 만약 경선이 이뤄질 경우 연장자가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정 의원과 나 의원은 같은 3선이지만 정 의원(1957년)이 나 의원(1963년)보다 6년 연장이다. 정 의원이 ‘내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 의원은 “상임위원장은 벼슬자리가 아니다. 벼슬자리면 내가 양보하겠는데 이건 양보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지도부가 정리를 하려는 의사가 강하기 때문에 내일 아침의 상황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지도부에서 나 의원을 설득해 줄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나 의원 측은 상임위원장 보궐선거는 통상 해당 상임위에서 선출하는 게 관례라는 입장이다. 정 의원이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이기 때문에 외통위원장을 맡기 위해서는 사보임을 해야 한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나 의원 측 관계자는 “상임위원장 보궐선거를 사보임을 하면서까지 하는 경우는 잘 없다. 외통위에 3선 의원이 없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있는 경우에 이런 식으로 한 적은 없었다”며 “상임위원장 재보궐은 소속 상임위에서 선출하는 게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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