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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통일'에 경기 일으킨 경실련? 그렇다고 통준위 탈퇴...


입력 2015.03.15 07:46 수정 2015.03.15 08:07        하윤아 기자

경실련 통일협회 "흡수통일 준비 소식에 경악" 통준위 자문단 탈퇴

다른 자문단체들 "흡수동일도 하나의 통일 방안, 금기시해선 안돼"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흡수통일 연구팀' 발언 논란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소속 통일협회가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고 통준위 시민자문단 탈퇴 의사를 밝히자 자문단 내 다른 단체들이 "꼭 그렇게까지.."라며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통준위 부위원장으로서 공개 발언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데 경실련과 뜻을 같이 하면서도 정 부위원장이 언급한 ‘비(非)합의 통일’이나 ‘체제통일’ 혹은 ‘흡수통일’도 다양한 통일 방안 가운데 하나로 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실련 통일협회는 전날 정 부위원장이 ROTC 중앙회 강연회에서 “통일 로드맵 가운데 평화적인 합의통일도 있고 동시에 비합의적 통일, 그러니까 체제통일에 관한 것도 있다”며 “체제통일만 연구하는 팀이 조직(통준위)에 따로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자 곧바로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실련 통일협회는 해당 성명에서 “통준위가 흡수통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흡수통일 발언 등을 고려해 향후 통준위가 남북관계 개선의 전향적 역할을 전혀 할 수 없다고 판단해 통준위 시민자문단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흡수통일 준비는 북한을 통일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일방적이고 비평화적인 발상이며, 통준위 부위원장의 이 같은 공개적 발언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경실련 통일협회 측 입장이다.

그러나 통준위 시민자문단에 참여하고 있는 복수의 시민단체들은 경실련 통일협회의 자문단 탈퇴 방침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시민자문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13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통준위 부위원장 자격으로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흡수통일 자체를 통일 방안에서 배제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단체의 선택과 판단의 자유지만 흡수통일을 이유로 탈퇴까지 했어야 했나 싶다”고 의문을 표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역시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단체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정 부위원장 스스로가 발언에 문제가 있다며 적절치 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한 상황인데, 그렇게(탈퇴)까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자문단의 역할은 통준위의 활동을 위해 부분적으로 참여해 조언이나 자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실련 통일협회가 반감을 가지고 탈퇴한다는 것이 통준위에 영향을 미치거나 파장을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사회·문화 분야 자문단에 포함된 시민단체 대표는 “시민사회에서 통준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경실련 통일협회가 이번 일을 빌미로 삼아 통준위를 비판하려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 시민단체는 한 목소리로 “흡수통일도 하나의 통일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가 이를 금기시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통준위 시민자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한 단체의 대표는 “사실 흡수통일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가장 현실적인 통일 방식은 흡수통일이라고 생각하고, 평화통일의 길에 흡수통일도 포함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흡수통일이라는 말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금기돼야 할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통일을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비전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통일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도 “NGO 단체 종사자로서 통일에 관심을 갖다보면 과연 남북관계와 북한의 상황을 봤을 때 흡수통일이 아니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의미에서 흡수통일이라는 것 자체는 우리가 논의해야 할 하나의 방식이지 이것이 금기시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이번 논란과 관련, “정부 공식 기구의 부위원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발언하는 것은 통일 전략의 노출이라는 생각에서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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