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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4년 연속 유럽 정복 실패 ‘왜?’


입력 2015.03.19 09:49 수정 2015.03.19 09:5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만수르 체제 이후 챔피언스리그서만 유독 부진

따르지 않는 대진운과 선수들 부족한 경험이 문제

맨시티는 4년 연속 대진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 게티이미지

‘진정한 부(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유럽 정복기가 이번에도 실패로 끝났다.

맨시티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캄프 누에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의 16강 원정 2차전에서 전반 31분 라키티치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 패했다.

이로써 지난 홈 1차전에서도 1-2 패했던 맨시티는 1~2차전 합계 1-3으로 8강 진출이 물거품 됐다. 맨시티는 지난 4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번번이 16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맨시티는 지난 2008년 UAE 왕가의 석유 재벌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 구단을 인수, 일약 세계 최고의 자금력을 보유하게 됐다. 매년 엄청난 자금이 이적시장에 뿌려졌고,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맨체스터에 입성했다.

투자의 결실은 뚜렷했다. 맨시티는 오일머니가 투입되고 이듬해 FA컵을 들어 올렸고, 두 차례 프리미어리그 우승, 그리고 지난해에는 리그컵까지 거머쥐며 잉글랜드 축구의 최강자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유독 유럽대회에서 만큼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맨시티는 ‘진정한 부’로 탈바꿈하고 처음으로 나선 챔피언스리그 무대서 조별 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 성적표를 받았다. 이어 2012-13시즌에는 아예 조 최하위의 굴욕을 맛봤고, 지난 시즌 비로소 16강에 올랐지만 바르셀로나의 벽을 넘지 못하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고배를 드는 이유는 유독 대진운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맨시티는 2년 연속 16강 무대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났고, 최근 유럽 축구 최강자로 불리는 바이에른 뮌헨과는 무려 세 차례나 맞대결을 펼쳤다.

대진표의 불리함은 톱시드를 받지 못하는데서 기인한다. 챔피언스리그는 이전 시즌 리그 성적이 아닌 UEFA가 기준을 마련한 UEFA 랭킹에 의해 시드가 배정된다. UEFA 랭킹은 지난 5년간 챔스와 유로파리그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점수를 합산하며 동일 기간 클럽이 속해있는 리그 계수의 20%를 추가 합산해 매긴다.

챔피언스리그 본선은 8개조로 편성되기 때문에 UEFA 랭킹 1~8위 팀이 자연스럽게 1번 시드를 받게 된다. 이번 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6위)와 발렌시아(8위)가 진출하지 못해 9~10위팀인 샬케 04와 아스날이 1번 시드로 올라갔고, 시즌 초 UEFA 랭킹 17위였던 맨시티는 당연히 2번 시드를 받았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죽음의 조가 형성됐다.

실제로 맨시티는 2011-12시즌 바이에른 뮌헨-나폴리-비야레알과 한 조에 속했고, 2012-13시즌에는 도르트문트-레알 마드리드-아약스, 지난 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CSKA 모스크바-플젠, 그리고 올 시즌도 바이에른 뮌헨-AS 로마-CSKA 모스크바와 엮이는 악연이 이어졌다.

2년 연속 바이에른 뮌헨에 밀려 조 2위로 16강에 오른 점도 불리한 요소였다. 이렇다 보니 다른 조 1위팀과의 매치업이 불가피해졌는데 하필이면 거푸 만난 상대가 바르셀로나였다.

선수들의 부족한 경험도 조기 탈락의 원인 중 하나다.

단 기간 내 전력을 급격하게 끌어올린 맨시티는 유럽 명문 클럽들에 비해 아무래도 경험과 조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입한 선수들의 대부분이 높은 몸값을 자랑하지만 이들은 이적시장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었다.

주장인 빈센트 콤파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비수이지만 안더레흐트, 함부르크를 거쳐 맨시티에 입성했듯 큰 무대에서 뛴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또한 팀 내에서 챔스 우승을 경험해본 선수는 야야 투레와 프랭크 램파드에 불과할 정도로 굵직한 커리어를 가진 베테랑도 부족한 모습이다.

그래도 아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차곡차곡 UEFA 클럽 랭킹을 끌어올리고 있는 맨시티는 이번 시즌 16강에서 탈락했지만 16위로 한 계단 상승했고, 다음 시즌에는 10위권 진입을 바라볼 수 있다. 선수들도 4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으며 경험을 축적해나간다는 점도 고무적인 사항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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