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람보르기니 차주 "보험사기 아냐" 억울함 호소

동부화재 "터무니 없다" 경찰 "혐의 여부 조사할 것"

거제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사고가 자작극으로 알려지자 람보르기니 차주가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거제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사고가 자작극으로 알려지자 람보르기니 차주가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0일 람보르기니 차주 A 씨는 연합뉴스에 "사고가 나고 보니 공교롭게도 상대 차량 운전자가 지인을 통해 알게된 사람이었다"며 "좁은 지역사회에서 얼굴만 아는 사이일뿐 서로 연락처도 모르는 관계인데 보험사기로 몰리는 것은 억울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경남 거제의 한 도로에서 SM7 승용차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SM7의 보닛과 람보르기니의 뒷범퍼 등이 파손됐으며, 특히 람보르기니의 수리비로 1억 4000만원이 청구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SM7 승용차가 가입해 있는 동부화재 측은 18일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리는 등 사고 내용을 수상히 여긴 전직 형사 출신과 보상직원 등이 조사에 들어가 이들이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을 확인했다"며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로 결론 내렸다.

또한 동부화재는 이날 A 씨로부터 '고의성이 있는 사고'라는 내용이 담긴 합의서와 보험금 청구 포기서에 서명을 받았다.

이에 대해 A 씨는 "이번 사고가 크게 화제가 된 것에 부담을 느꼈고 상대 차량의 지인이 적절한 수준에서 잘 마무리해 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었다"며 "고의성 여부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서명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A 씨는 "SM7 차량 대물보험 한도가 1억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험금을 노렸다면 한도가 훨씬 높은 차량을 골랐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 같은 A 씨의 주장에 대해 동부화재는 "두 차량 운전자의 관계를 떠나 사고 정황상 자작극"이라며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동부화재 측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토요일 낮 편도 2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 발생했으며, 장소가 사람의 왕래가 많고 속도를 낼 수 없는 곳이었던데다 차량 급정거 흔적(스키드마크)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동부화재 측은 "최근 외제차량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증가하고 있지만 입증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전직 형사 출신과 보상 직원들이 면밀히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고 최종적인 판단은 경찰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해 관할 거제경찰서는 "이번 사고 관련 서류를 검토한 후 당사자들을 불러 사기미수 혐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거제경찰서는 동부화재 측에 사고 관련 서류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