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2→0.269' 강정호, 레그킥 통하나
현지에서 논란됐던 레그킥 지키며 첫 3안타 경기
7경기 만에 선발로 등장한 강정호(28·피츠버그)가 시즌 첫 3안타·첫 도루에 성공하며 존재를 알렸다.
강정호는 30일(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서 열린 ‘2015 MLB’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8-1승)에 7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첫 3안타 경기를 만든 강정호는 상대 포수의 좋지 못한 송구 덕에 시즌 1호 도루도 신고했다. 경기 전 0.182의 타율에 머물렀던 강정호는 타율을 0.269(26타수 7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4일 컵스전 대타로 나선 이후 4경기 연속 벤치만 지키다 전날 대타로 2타수 무안타(삼진1)에 그쳤던 강정호는 타격감 유지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시속 150km대 강속구 앞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레그킥 동작을 이어갔고, 또 레그킥 없이도 안타를 뽑아내는 등 점차 미국 무대에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10년 가까이 유지한 레그킥 타격폼은 체중이 뒤에서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강정호의 매력인 파워 배팅에 유리하다. 타격폼이 큰 만큼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기민하게 대처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선발로 나선 이날 레그킥과 레그킥을 하지 않으면서도 맹타를 휘둘렀다는 점에서 강정호는 3안타 이상의 자신감을 충전한 하루를 보냈다.
이쯤 되면 ‘선발 체질’이라는 말도 지나치지 않다. 강정호는 대타로 출장해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지 못했지만 선발로 나섰을 때엔 0.350의 타율을 자랑한다. 이날 역시 그랬다.
첫 타석부터 컵스 선발 카일 헨드릭스로부터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1B-2로 몰렸지만 커브와 싱커를 파울로 걷어냈고, 체인지업에도 속지 않았다. 결국, 7구째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체인지업을 엉덩이를 빼고 기술적으로 받아쳐 안타를 뽑아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컵스의 바뀐 투수 에드윈 잭슨의 슬라이더를 좌중간 안타로 연결하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또 기습적인 도루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며 메이저리그 1호 도루를 신고했다.
6-1로 앞선 9회 강정호는 좌완 필 코크의 94마일 빠른 공에 레그킥 후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우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리글리필드 가장 깊숙한 곳으로 날아가 홈런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강속구에도 레그킥 동작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장쾌한 장타를 날린 순간이다. 강정호는 후속 타자의 안타 때 득점까지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