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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쥐어뜯는 KIA 김호령 ‘김주찬 향기’ 풀풀


입력 2015.05.19 10:14 수정 2015.05.19 10:2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2라운드 10차 지명’ 데뷔 첫해부터 깜짝 활약

빠른발-타격센스-승부욕, 김주찬과 빼닮아

KIA 새내기 외야수 김호령이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새내기 김호령(23)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군에서 경험만 쌓아도 다행"이라는 초반 평가와 달리 점차 KIA 타선의 핵으로 거듭나고 있다. 타율 0.300(50타수 15안타) 4타점 8득점 3도루로 각 부문에서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어 기존 주전급 선수들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빼기가 쉽지 않다.

처음엔 야무진 타격으로 주목을 끌었다. 상당수 신인급 선수들은 1군에서 각 팀의 주력 투수들을 상대하게 되면 주눅이 들어 제 스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호령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야무지게 배트를 돌리며 공격적으로 타격에 임했다.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아 유인구에 허무하게 헛스윙을 남발하기도 하지만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빠른 공에 강하다. 최근에는 노림수가 늘어나며 변화구를 때려낸 안타도 종종 생산하고 있다. 스윙 자체가 짧고 간결해 경험이 쌓일수록 더 매서운 타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김호령의 진짜 진가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중견수로 자주 출장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김호령의 수비력은 기존 주전들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타구 판단 능력이 좋고 발도 빨라 그가 중견수를 맡고 있으면 KIA 외야진에 상당한 안정감을 심어준다. 프로에서는 아직 보여준 게 적지만 아마 시절 상당히 뛰어난 송구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외야 경쟁자들인 이은총, 노수광, 오준형과의 결정적인 차이다. 설령 타격이 부진하다 해도 포지션의 특성상 쉽게 빼기가 어려워졌다.

군산상고-동국대를 졸업하고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로 KIA에 입단한 김호령은 기대주이기는 하지만 즉시 전력으로는 평가되지 않았다. 지명 순위에서도 알 수 있듯, 그보다 더 높은 순번으로 지명 받은 경쟁자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투수들은 제외한다 해도 야수 중에서도 주목받는 얼굴들이 많았다.

대형 내야수로 평가받던 황대인(2차 1라운드)에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이정현도 김호령보다 먼저 지명 받은 외야수다. 지명 순위만 놓고 봤을 때 김호령이 첫 시즌부터 주전급으로 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다.

아직 성급하기는 하지만 김호령의 활약에 들뜬 KIA 팬들은 팀 내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김주찬의 후계자로 꼽기도 한다.

김주찬은 배트스피드가 좋아 다소 타이밍이 늦었다 싶은 순간에도 스피드로 커버하며 안타를 만들어낸다. 빠른 발로 내야를 휘저을 수 있고 허슬플레이도 서슴지 않는 선수다. 또 볼넷보다 안타를 치고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해결사 기질까지도 풍부해 분위기를 뜨겁게 달굴 수 있는 유형의 타자다. 아직 서툴기는 하지만 김호령에게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김호령은 넘치는 투지에서 김주찬과 많이 닮아있다. 김주찬은 승부 근성이 매우 강하다. 조금 더 안전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의 빈틈을 발견했다 싶으면 거침없이 몸을 날리며 승부를 건다. 유독 부상이 잦은 것도 이러한 허슬플레이 때문이다.

김호령 역시 승부욕이 남다르다. 땅볼을 치고 1루까지 전력으로 달리는가하면 덕아웃에서 동료가 삼진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을 정도다. 김호령이 반짝 활약이 아니라 꾸준히 자신의 가치를 높여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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