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종달새 정체만큼 궁금한 제작진 의도
MBC ‘복면가왕’에서 세 번째 가왕으로 선정된 '딸랑딸랑 종달새'의 정체를 놓고 네티즌들의 예리한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17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서는 '딸랑딸랑 종달새'가 우승자 위엄을 드러냈다. 이어 종달새를 꺾기 위한 8명의 출연자가 얼굴에 가면을 쓰고 1라운드 듀엣곡 경연을 펼쳤다.
‘복면가왕’ 프로그램의 취지는 누가 더 노래를 잘하는가가 아닌, 가면 속에 감춰진 가수가 누구인지를 맞히는데 있다.
지난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을 당시에도 ‘복면가왕’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우승을 차지한 EXID의 솔지는 아이돌 그룹의 편견을 깨고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 바 있다.
정규편성이 된 뒤에도 순기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이돌 스타들은 가면 속에 정체를 감춘 채 그동안 드러내지 못했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f(x)의 루나(황금락카 두통썼네)를 비롯해 손동운, 산들, 육성재 등의 재평가가 바로 그것이다.
‘복면가왕’은 활동이 뜸한 가수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권인하와 박학기, 이덕진, 장혜진, 김종서는 명불허전의 노래 실력을 선보였고, 가희와 지나, 육중완 등은 자신의 편견을 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목적이 ‘정체 맞히기’이다 보니 아무래도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관심은 그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제작진이 안고 있는 가장 난제다. 목소리만으로 평가를 받는 자리이지만, 반대로 가수 특유의 음색과 습관을 감출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연자들은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의상으로 정체를 감추려 한다. 심지어 제작진은 네티즌들이 루나의 네일아트마저 짚어내자 모든 출연자들에게 장갑을 씌우기도 했다.
현재 우승자는 시원한 음색의 '딸랑딸랑 종달새'다. 정체가 궁금한 네티즌들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작은 키와 노래 습관, 음색 등의 이유를 들어 2000년대 초반 활동했던 모 여가수를 지목하고 있다.
정체를 알기 어려웠던 루나마저 밝혀낸 네티즌 수사대의 예리한 분석이다. 이에 상당한 신뢰가 가지만, 해당 여가수가 아니었을 경우 시청자들의 충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제작진이 의도한 ‘복면가왕’ 프로그램의 취지라 할 수 있다.
‘복면가왕’의 숨겨진 기능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방송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범람에 이어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등 가수들의 경연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 실력자들의 성장기는 식상한지 오래며, 실력파 가수들의 경연 무대도 ‘누가 고음을 잘 내는가’에만 국한되고 있다.
‘복면가왕’은 다소 다르다. 방청객의 선택은 그저 고음만 쭉쭉 뽑아내는 가수가 아닌 개성이 뚜렷한 음색을 가진 이들에게 표가 더 쏠리고 있다. 여기에 완성된 무대까지 선보인다면 당장 우승후보로 꼽히기 일쑤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역대급 무대를 선보인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와 배다해가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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