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겨냥 맨유…집토끼 데 헤아는?
챔스 티켓 확보로 이적시장 큰 손 떠올라
정작 GK 데 헤아 레알행 가능성 높아 고민
명가 재건에 시동을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이적시장 최대화두로 떠올랐다.
맨유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구단 운영진은 루이스 판 할 감독을 영입하고, 이적시장서 1억 5000만 파운드(한화 약 2500억 원)란 거금을 풀며 부활을 다짐했다.
맨유의 선택은 옳았다. 맨유는 이번 시즌 리그 4위를 확보하며 한 시즌 만에 챔스 복귀에 성공했다. 챔스 진출 실패로 자칫 재정 면에서 큰 손실을 입을 뻔도 했지만, 빠른 복귀로 손실을 최소화했다. 결국, 재정 손실의 최소화로 이번 이적시장에서 또 큰 손이 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맨유는 주요 포지션을 보강할 복안이다.
지난 시즌 공격라인은 맨유의 자랑이었다. 로빈 판 페르시, 루니 등 기존 공격옵션에 팔카오를 임대로 영입하면서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했다. 그러나 팔카오의 부진, 판 페르시의 부상과 경기력 저하, 루니의 미드필더 기용 등으로 인해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수혈이 급해졌다.
현재 카바니(PSG),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등이 링크되어 있을 정도로 공격수에 대한 맨유의 열망은 커졌다.
허리라인과 수비진들의 보강도 시급하다. 마이클 캐릭의 부재는 허리라인의 약화를 초래했고, 시즌 내내 지속됐던 고질적인 수비불안은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돋보였던 포지션은 역시 골키퍼다. 주전 골키퍼 데 헤아가 지키는 골문은 팀을 한 시즌 만에 챔스로 복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불안한 수비진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데 헤아의 눈부신 선방은 맨유의 자존심을 세우는 원동력이 됐다.
여기서 맨유의 고민이 시작됐다. 데 헤아가 맨유의 ‘믿을맨’으로 자리 잡았지만, 다음 시즌 맨유의 유니폼을 입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데 헤아는 ‘스페인 명가’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데 헤아가 맨유를 떠난다면 구단의 명가 재건 행진에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지 언론들은 데 헤아가 단순히 주급 문제로 인해 맨유를 떠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맨유는 2016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데 헤아와 재계약을 추진했다. 20만 파운드라는 엄청난 주급을 제시했음에도 데 헤아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지 않은 이유는 스페인으로 복귀를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출신은 물론 전 세계 축구선수들의 꿈과 같은 구단이다. 여기에 데 헤아와 같은 마드리드 출신이라면 레알 마드리드는 더더욱 뛰고 싶은 열망이 큰 팀일 수밖에 없다. 가족들 역시 마드리드서 생활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도 데 헤아의 이적을 결심한 이유로 보고 있다.
‘레전드’ 티에리 앙리는 “축구 선수라면 선호하는 클럽이 있고, 고향에서 뛰는 것을 열망한다”며 “엄청난 주급에 따라 움직이는 선수도 있지만, 최정상급 선수라면 돈보다는 개인적인 이유가 이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데 헤아의 이적에 무게를 실기도 했다.
현재 맨유가 데 헤아를 잡기 위한 방법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엄청난 주급을 제시했더라도 재계약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면, 클럽의 플랜 등 데 헤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명가 재건에 한 걸음을 뗀 맨유가 여름이적시장서 데 헤아란 집토끼를 지킬 수 있을지 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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