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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정치' '아들정치' 노건호 발언에 친노 발호 파장


입력 2015.05.25 12:57 수정 2015.05.25 14:46        이충재 기자

김무성 물세례 김한길 야유 열린당 시절 회귀

'친노'에 힘 실어 주려다 고립 자초 비판도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굳은 표정의 노건호 씨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지나 추도식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작심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발언에 여야 모두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특히 추도식에 찾아온 여당 대표의 면전에서 조롱 섞인 비난 발언을 쏟아낸 것을 두고 ‘분노의 정치’라는 지적과 함께 ‘아들 정치’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건호씨는 총선과 경남지역 재보선 때마다 출마설이 나돌았다.

정치권에선 표면적으로는 건호 씨의 발언이 계파 갈등 등으로 수세에 몰린 있는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메시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상주가 추도식에 온 조문객의 면전에서 비판발언을 쏟아낸 것은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봉합'하려던 문재인 '분열'의 중심에 서다

난처한 입장은 김 대표가 아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다. 선거 패배의 책임론과 계파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문 대표다. 당장 “그 누구도 노무현의 이름을 정치 마케팅으로 팔지 말아야 한다”며 야권에 던진 경고장을 상주에게 줘야할 상황이다.

문 대표는 추도식 당시 김 대표와 나란히 맨 앞줄에 앉아 ‘작심발언’을 들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친노 지지층 결집을 위한 건호씨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기도 지적을 하기도 어렵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봉하마을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제발 분열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달라. 더 이상 고인을 욕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당 안에서만큼은 더 이상 친노·비노로 나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추도식이 끝난 뒤에는 “정권 교체를 하지 못한 것도 통탄스러운데 다시 노무현 이름을 앞에 두고 분열하고 갈등하는 모습들이 부끄럽다”며 “아직도 노 전 대통령이 영면하도록 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건호씨의 추도사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호씨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주변의 만류에도 ‘작심 발언’을 준비해 연단에 올랐다. 문 대표는 이번 논란을 어떻게 수습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지난 24일 혁신위원장을 맡게 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과의 오찬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오늘은 (혁신위원장) 관련 질문만 해 달라”고 답변을 피했다.

이와 함께 추도식에선 여당 인사들은 물론 야권 비노(비노무현) 인사들까지 야유와 물세례를 받는 등 봉변을 당했다. 이래저래 친노진영이 스스로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고립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조국 "그러나 김무성 속으로 미소 지을 것이다"

건호씨의 발언에 야권 내에서도 우려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호씨의 울분은 이해할 수 있지만, 비아냥거리는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야권 한 중진 인사는 “추도식에 온 사람에게 그런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세련되지 못한 것”이라며 “정치적 수사로 지적을 했어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진영의 ‘멘토’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4일 트위터를 통해 “김무성에 대한 물병 던지기: 던진 이의 심정, 이해는 간다”며 “그러나 김무성은 속으로 미소 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이어 “(김 대표가) 내년 추도식 및 그 전후에도 계속 올 것인데, 비쥬얼이 선명한 달걀이나 페인트 세례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도식에서 봉변을 당한 김한길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함부로 욕하고 삿대질해서야 되겠느냐”며 “천정배와 김한길이 없었던들 노 전 대통령도 없었다고 말씀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흑백 차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건 백인이듯이 우리 당 계파 패권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건 문 대표와 그 주변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고종석 작가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건호씨의 분함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선친의 비극적 죽음에 자신을 포함한 가족과 측근들의 책임은 조금이라도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그는 어제 부적절한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거기 환호했던 사람들, 이성을 완전히 잃었다”고 지적했다.

고 작가는 “내가 비판한 것은 건호씨의 돌출 발언이 아니라, 거기 열광하는 무니(문재인 지지자)들이었다”며 “작은 에피소드로 끝날 수도 있었을 일이 무니들의 신심(信心)에 매개돼 김무성에게 비단길을 깔아준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건호씨는 지난 23일 추도사에서 김 대표를 겨냥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는 반성하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며 피 토하듯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읽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다. 진정 대인배의 풍모다”고 비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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