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진땀 해명에도 서청원 김태호 총공세 왜?
김무성 "오해라니까" 서청원 "오해할말 하지마" 김태호 "유승민 사퇴"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여당 내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격돌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해 언급하며 "이처럼 위중한 시기에 우리 정치권이 구태의연한 정치공방에 몰두한다면 국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설 자리를 영원히 잃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정략적으로 국민 갈등을 부추기고, 도의에 어긋난 말로 서로를 비방하는 것은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을 자초하는 행위"라며 "다음주부터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데 국민을 향해 계속 낯뜨거운 행보를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르스로 국민 불안이 이만저만 아닌 시점에서 이 사태 해결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면서 "오늘부터 메르스가 진정되는 시기까지 여야 간 서로 날선 비방이나 정치 공세는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최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호들갑 떨지말라'며 공격을 일삼은 것과 여당 내에서도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한 퇴진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그러자 서 최고위원은 "나는 오늘 회의에서 메르스 문제만 이야기하려고 했으나 조금 전 김 대표의 발언에는 문제가 있다"며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앞으로 아무리 대표직을 이어가더라도 국회법 개정 문제를 이야기 하는 사람은 전부 당내 싸움을 일으키는 사람이고 본인은 아니라는 식으로,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에 대해 나무라는 식으로 회의를 이끌지 말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김 대표는 당황한 듯 "우리한테 말하는 것이 아니고 야당에 이야기한 것이다. 오해"라고 서 최고위원에게 귓속말을 했다.
그럼에도 서 최고위원은 "메르스 감염에 대한 처리가 잘못됐기 때문에 국민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의사협회장이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말이 있었다"며 "오늘 그 이야기를 소개할려고 했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 오해할 말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서 최고위원의 날선 발언에 김 대표는 물론 다른 최고위원들의 표정도 일순간에 어둡게 변했고 회의장의 분위기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김 대표는 결국 "나는 '오늘부터 최소 메르스가 진정될 때까지 여야 간 상호 비방과 정치 공세를 자제한다'고 말했다. 오해 없길 바란다"고 해명하며 수습에 나섰다.
사태 키운 김태호 "유승민 사퇴해야"
그러나 이은 김태호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갈등 사태는 더욱 확전됐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당에 여러 갈등 요인을 조기에 해소하지 않으면 더 깊은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확진이 될 수 있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다.
그는 "전날 김 대표가 서울대 특강에서 '당은 대통령의 뜻을 뒷받침하고 베이스가 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가장 기본적인 (당·청) 조율도 거치지 않고 이런 갈등을 유발했다는 것은 ABC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선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내대표는 개인의 자리가 아니고 무한책임의 자리다. 그 결과가 얼마나 국정운영의 불안을 가져오는지 지금 잘 보여주고 있지 않느냐"며 "당의 단합과 깨진 당·청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유 원내대표의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지난 1일과 전날에 회의에 이어 또 다시 공개 석상에서 여당 지도부 간 계파 갈등이 촉발된 가운데 유 원내대표의 낯빛은 굳어져만 갔고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말을 들으며 무언가 계속 메모를 할 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 종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그동안 말씀 드렸던 것이 사실이 아닌 것은 전혀 없다"며 "(당청 관계를) 다같이 풀도록 생각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김 대표가) 여야를 향한 것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 속에서 문제를 제기한 우리 최고위원들에게도 포괄적으로 이야기 한 것으로 상당히 불쾌한 이야기"라며 "그런 문제를 내가 지적해준 것이다. 본인이 해명하고 그러니까 더 이상 이야기는 안하겠는데 어쨌든 오해의 소지가 없는 정제된 말을 쓰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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