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메르스' 모두 공개, 정부는 뒷북?
박 대통령 3일 공개 지시했는데 발표는 7일이 돼서야 이뤄져
정부가 지난 7일 뒤늦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병원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정보공개 지시와 무려 4일이나 차이가 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르스 긴급대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이날 회의 직후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청와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병원 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병원 비공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청와대가 결국 여론에 떠밀려 병원 공개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지난 3일 민관긴급점검회의 통해 메르스 관련 정보를 가급적 모두 공개, 불안해하지 않도록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어제 발표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7일 메르스 관련 병원을 공개할 당시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도 "대통령도 지난 3일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에서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투명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신고폭증에 대비한 신고체계 구축 및 격리병상 추가 확보 등 사전준비를 마치고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모두 정부가 7일 메르스 관련 병원을 공개한 것은 박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르스 긴급점검회의'에서 지시한 내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3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르스 긴급점검회의' 이후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이 주재한 브리핑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병원 공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강력히 피력한 바 있다.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메르스 감염자 30명 중 25명이 나온 한 의료기관은 이미 폐쇄됐고, 다른 기관 네 곳에서 나온 감염자는 모두 의사·간호사 등 전문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불특정 병원 방문이 메르스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도 "추적해야 될 연결고리는 다 파악하고 있다"며 "지금 격리병상에서 잘 치료하고 있는 병원들은 정말 환자에 대한 보호가 잘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추호도 불안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해 병원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투명한 공개를 지시했음에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오히려 비공개 입장을 취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병원을 공개하면서 지난 3일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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