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미국방문 딜레마? 가자니...안가자니...
메르스 확산으로 진퇴양난 여론 후폭풍 우려
"최대 우방과 약속 중요 메르스 곧 잡힐 것"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방문을 계획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여파로 진퇴양난에 빠지는 형국이다.
이번 주가 최대 고비라는 전문가들의 충고를 뒤로 하고 방미에 나선다면 여론의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오래전부터 계획해 왔고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방미를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14일로 예정된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메르스가 잠잠해진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확산이 심각한 상황이니 박 대통령이 직접 이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런 목소리가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만큼 집권 여당내에서도 이번 메르스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8일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 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때문에 아세안 국가 방문을 취소한 적이 있다"며 "미국도 국내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하러 떠나게 되면 돌아오는 여론의 후폭풍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방미는 여론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박 대통령의 방미가 지금처럼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우리나라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의 관계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방미를 미뤄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이 '신 미일방위협력지침'으로 한층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박 대통령의 방미가 중요한 시점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 일각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한층 더 가까워지면서 미국과 한국이 좀 더 소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이런 우려들을 불식시키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시 한번 천명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양국 외교당국 간 오랜 논의를 거쳐 결정한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는 것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높다. 아울러 메르스 때문에 방미를 포기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그만큼 한국 사회가 혼란에 빠져 있다는 것을 스스로 광고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와대도 현재 이러한 이유 등을 들어 박 대통령의 방미 연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은 메르스 사태가 지역 간 확산으로 번지지 않고 정부가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잡힐 것이란 전제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야권내에서도 박 대통령의 방미를 무조건 반대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최고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는 정말 중요하다"며 "메르스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과 함께한다는 진정한 마음을 보여주신다면 대통령이 미국에 가셔도 국민들은 이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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