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보다 무서운 '메르스' 기준금리도 끌어내렸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0.5%포인트 낮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역대 최저치 1.50% 포인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50%포인트까지 끌어내렸다. 메르스 사태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소비침체는 물론 투자심리 위축을 야기하면서 경기지표의 바로미터인 금리인하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11일 한국은행은 오전 정례회의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연 1.75%에서 연 1.50%로 0.25%포인트(25bp) 인하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지난 3월 0.25%포인트 인하 후 3개월 만이다. 특히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이었던 연 2.00%보다 0.5%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최근 수출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덮친 메르스 공포가 소비심리 위축 등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지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시장의 예측대로 이 총재가 전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선 배경에는 올 2분기 경기회복세의 확산 또는 부진을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일부 소비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인식한 것"이라며 "더구나 빠른 속도로 확산된 메르스로 해외 관광객이 입국을 취소하고 신용카드 승인액이 줄어드는 등 소비심리 위축이 금리 인하를 재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가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실물경기 회복과 국내 경기의 침몰을 막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예금·대출 금리 인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여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정부에서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정부측 관계자는 11일 "한은 금통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면서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대내 불확실성이 커진 경기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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