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박 대통령 방미 연기 하루 지나 "다행"
서청원 "고육책" 김을동 "불안 해소"에 김태호는 여전히 "안타까워"
새누리당 지도부 내 친박계 의원들은 11일, 14일부터 엿새 간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연기된 것을 두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날 지도부 일각에서 방미 강행을 요구했을 때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친박 좌장'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행스럽게도 박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연기했다"며 국민과 함께 안전을 지키고 안심시키려는 고육지책"이라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의료진도 고생하고 있는데 끝까지 치료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정치권도 계속해서 노력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역시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을동 최고위원도 "박 대통령이 국민의 불안감과 메르스 방지를 위해 방미 연기를 결정했다"며 "박 대통령이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직접 메르스와 전쟁의 총사령관이 되어서 전면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더불어 외교당국은 이번 방미의 주요 안건인 한반도 정세 관리 및 동북아 외교 환경 변화 대응과 한미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어떠한 외교적 손실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김태호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 방미 연기에 대해 "참으로 아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은 최우선돼야 하고 100번 중요하지만 더 큰 국익을 위해서는 전쟁 중이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방미 연기는 참으로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왜 이런 결정을 했는가. 우리 정치 생태계까지 걱정"이라며 "결국 메르스 사태를 가지고 정치적인 손익 계산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야당은 대통령 방미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딴지를 걸어온게 사실"이라며 "참 안타깝다. 야당의 진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에서도 "박 대통령은 당초 계획대로 미국을 방문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과잉 대응은 국민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정치권과 정부가 꼭 해야할 일은 실체보다 부풀려진 일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리고 불필요한 공포와 불안을 없애는데 앞장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 있거나 미국에 있는 것이 메르스 사태의 동향을 장악하고 조치하는데 무슨 장애가 있나"며 "아무 지장 없다. 국내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백악관이 정상외교 일정을 1년 전부터 만들어 놓는걸로 안다"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연기하거나 취소하면 백악관도 큰 혼란에 빠질 것이고 대단히 큰 부담을 우리가 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서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회의 석상에 함께 있던 김을동 최고위원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박 대통령 방미 연기 결정 이후 공식 석상에서 즉각 반응을 보인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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