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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음대로 격리자 선정해놓고 "보상은 정부가!"


입력 2015.06.12 08:33 수정 2015.06.12 09:00        하윤아 기자

정부 "조사관이 인정한 격리자에게만 생계비 지원"

서울시 "지자체도 판단 권한 있어 정부가 보상해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문하는 시민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메르스 의심환자에 대한 자가격리 선정 권한이 보건당국과 지자체로 나뉘면서 이를 둘러싸고 잡음이 생기고 있다.

특히 정부가 10일 소득과 재산, 직업의 유무 등과 상관없이 자가격리 중인 모든 사람에게 긴급생계비를 지원키로 한 가운데, 정부가 아닌 서울시가 별개로 관리하고 있는 격리자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자택격리가 필요하다'는 중앙 및 지자체 소속 역학조사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국의 자가격리 관리 시스템에 포함된 자들에 한해 정부의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정부는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자라면 누구나 기간과 상관없이 긴급생계지원대상자에 포함시켜 생계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 달 단위로 1인 가구 40만9000원, 2인 가구 69만6500원, 3인 가구 90만1100원, 4인 가구 110만5600원, 5인 가구 131만200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보건당국의 조치와는 별개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35번 환자)가 참석한 개포동 재건축총회 행사에 있던 1565명이 모두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 자가격리 대상자로 별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관리 중인 재건축총회 자가격리자 1184명에게는 10만원 상당의 생활필수품만이 지원되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격리로 인해 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격리자를 선정·관리하는 주체에 따라 격리 대상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혜택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격리 주체에 따라 지원도 달라지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0일 재건축총회에 참석해 현재 서울시의 자가격리자로 분류된 한 격리자는 11일 '데일리안'에 "서울시 격리자는 정부 생계지원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것인가"라며 "재건축총회 참석자 중에는 정부의 자가격리 대상(목록)에 빠져있어 (이에 대해) 항의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혼란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자가격리자면 다 똑같은 자가격리자지 서울시 격리자가 따로 있고 복지부 격리자가 따로 있나"라며 "(서울시가) 자가격리자로 분류해 나가지도 못하고 일도 못하고 있는데 다 똑같이 대우를 해줘야하는 것 아니냐. 그게 아니라면 상당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 "복지부 시스템에서 관리하는 사람들만 지원", 지자체 "지원에 인색해서 되겠나"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본보에 "서울시가 재건축조합 총회에 갔던 분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나보다"라며 "그런데 복지부는 그 분들까지 자가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그런 부분에서 격리자 숫자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보는 자가격리 대상자와 복지부가 보는 자가격리 대상자에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정부 생계지원금 지급의) 기본 원칙은 복지부 시스템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로 확인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역학조사관이 '감염 개연성이 충분해 자가격리 해야한다'고 인정한 경우 그 대상자는 정부와 지자체 간 협업체계를 통해 복지부 자가격리 시스템에도 포함된다. 그러나 역학조사관의 판단없이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지정한 격리자은 복지부의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재차 "일단 우리 방침은 복지부 통계에 들어온 사람들만 격리 대상자로 인정하고 지자체에서 추가로 (격리)하는 것은 대상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시가 자가격리를 하는 경우에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보상비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민 불안을 가라앉혀야하는 상황에서 예방적 차원으로 별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감안해 정부가 모든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지원문제를 언급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자가격리자 지정 권한은 시도지사에게도 다 있기 때문에 역학조사관이 인정한 사람들만 긴급 생계비를 지원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실 자치단체장 입장에서는 주민 불안을 가라앉혀야하니 (자택격리 조치를) 확장하려는 경향이 있고,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주민 건강을 책임지고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를 수행한 것인데, 정부가 그런(지원) 부분에서 인색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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