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객 감동만 생각합니다"...'쿠팡맨' 직접 따라가보니
물건 절대 땅에 놓는 경우 없어..."정부 낡은 규제와 물류업체 텃세 안타까워"
"고객님, 안녕하세요. 쿠팡맨입니다. 5분 내로 방문 예정인데 혹시 댁에 계십니까. 혹시 박스는 필요하십니까. 필요하지 않으시면 제가 수거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힘내시라고 초콜릿을 좀 준비해왔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부산 남구 감만동의 산복도로는 길 곳곳에 주차된 차량과 좁은 도로로 복잡하기만 하다. 거기다 길은 얼마나 가파른지 올라가는 차가 힘겹게 느껴질 정도다. 지난 12일 부산에서 만난 '쿠팡맨' 이용진(28)씨는 지난해 쿠팡에서 로켓배송을 도입하자마자 입사한 쿠팡맨의 초창기 멤버이다.
이날 감만동에서 물건을 직접 받은 한 나이든 고객은 쿠팡맨을 처음 접했는지 "정말 잘하시네예"라며 감동 어린 말을 건넸다.
"이 고객님의 경우 원래 주소지는 해운대로 돼 있었는데, 주소를 잘못 기재하셨더라고요. 하지만 고객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으로 고객님 계신 감만동으로 배송해드렸습니다."
주소지가 잘못 기재돼 있어도, 도로가 험한 산복도로를 힘겹게 오르면서도 이 쿠팡맨의 얼굴에는 전혀 그늘이 없다. 이씨는 짐칸에서 물건을 싣거나 내릴 때에도 신발을 벗고 올라섰다. 박스를 절대 땅에 내리는 법도 없다. 쿠팡맨들은 고객들의 배송상품을 '기프트'라고 표현할 정도다.
"고객의 상품은 저희에게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입니다. 함부로 던지거나 땅에 놓거나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고객에게 감동을 줬고 쿠팡의 로켓배송이 고객들에게 호평으로 이어져 지속 성장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쿠팡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한 로켓배송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쿠팡은 기존 온라인 쇼핑몰이 지향했던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보다 한층 진일보한 '서비스'의 개념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기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고객들은 해당 업체와 계약한 물류업체를 통해 물건을 받아야해 친절함이나 서비스 만족 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배송 과정에서 물건의 분실이나 파손이 일어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쿠팡은 이런 고객들의 불만을 가장 먼저 파악,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친절함'과 '상품의 즉시성', '서비스 만족' 등을 전자상거래 최초로 구축했다.
얼마 전 세계적 IT기업 소프트뱅크에서 쿠팡에 약 1조1000억원(10억 달러)라는 대규모 금액을 투자한 배경도 △전국 단위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배송 전담직원 쿠팡맨을 통한 자체배송 시스템 완성 △판매 대행 및 상품 매입해 판매부터 배송까지 직접 책임지는 새로운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의 실현을 꼽은 바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한 위법논란이 있지만, 쿠팡은 고객이 감동할 수 있고 고객이 만족하고 원하는 것이라면 이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로켓배송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특히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는 주부들 사이에서는 단연 화제다. 금방 동이 나는 기저귀, 물티슈는 물론 운반이 어려운 세제, 생수 등의 생활필수품들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주문한 다음 날 쉽고,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어서다.
한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쿠팡맨의 친절하고 빠른 배송 서비스에 만족한다", "한 번 로켓배송을 경험하면 계속 쿠팡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다", "규제 때문에 로켓배송이 사라지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한다" 등 로켓배송에 대한 지지와 응원 글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진다.
최근 경쟁회사에서도 배송에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쿠팡의 로켓배송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쿠팡만큼 인력과 물류센터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곳은 없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약 1500억원을 투자해 전국 8곳에 자체 물류센터와 1100여대의 배송차량과 1100여명 쿠팡맨 등의 배송 인력을 확보한 바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인기로 약 800명에 달하는 쿠팡맨 추가 채용을 비롯해 물류센터를 16개까지 확충하는 등 더욱 공격적으로 전국 물류·배송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한 직간접 신규 고용 인력은 약 3만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팡은 쿠팡맨에 대해 '쿠팡의 얼굴'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따라서 저임금으로 쿠팡맨을 대우하거나 고강도의 일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기존 물류업체 직원들이 쿠팡맨에 지원할 정도다.
일각에서 쿠팡의 물류업체 인수설이 있지만, 쿠팡은 물류업체를 인수하려 했다면 이 같은 대규모 투자 및 인력채용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물류업체 인수설에 대해 부인했다.
다만 쿠팡은 로케배송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낡은 규제와 일부 물류업체의 텃세로 위법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쿠팡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최초로 자체 배송시스템을 구축해 해외에서 주목 받고,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정작 국내에서는 정부의 낡은 규제와 일부 업체들의 텃세로 논란이 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며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쇼핑 환경 제공은 물론, 고용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는 기업의 성장이 구태의연한 규제와 몇몇 업체들의 이기적인 행태로 가로막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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