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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베, 체면 세워주며 물꼬 트기 '위안부 사과만...''


입력 2015.06.22 21:31 수정 2015.06.22 21:51        최용민 기자

박 대통령 "과거 짐 내려놔야" 아베 총리 "중요한 이웃"

전문가들 "대결 위주로 가지 말고 현안 중심 풀어내야"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22일 오후 도쿄 도내 쉐라톤 미야코 호텔에서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 교차 참석은 그동안 냉랭했던 한일 양국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국 정상의 교차 참석을 계기로 그동안 실타래처럼 꼬여 있던 양국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계기를 발판으로 실질적인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아베 총리가 향후 위안부 등의 문제에 대해 어떤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줄 것인지에 따라 한일 관계의 향배가 달렸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피해 협상이 마지막 단계까지 왔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박 대통령 "한·일, 과거사 짐 내려놓도록 만들어야"...아베 "중요한 이웃"

먼저 박 대통령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이 주최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리셉션에서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는 양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며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비록 양국 간에 실타래처럼 꼬인 현안들이 있지만 양국 국민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문화를 통해 교류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가까워져왔다"며 "이제 그런 양 국민들의 마음을 정부가 나서서 하나로 모으고 현안을 풀어나가면서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를 한·일 양국이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은 후세에 대한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 "가장 큰 장애요소인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양국이 그런 시작을 할 때 올해는 한·일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베 총리 역시 도쿄에서 열린 리셉션에 참석해 양국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며 "한·일 간 협력 강화, 그리고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일본은 반세기 전에 기본조약을 맺어 새로운 관계를 열었다"며 "50년간의 우호 발전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며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어이 "양국이 지역, 세계 과제에 협력·대처하고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새로운 관계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박 대통령과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로 체면 살리면서 계기 마련...위안부 등 향후 아베 메시지 주목

먼저 한일 양국 정상이 각자 나라에서 개최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 교차 참석한 것은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를 정상화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구본학 한림대학원 국제학과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일 관계를 이대로 계속 끌고갈 수는 없는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한일 관계가 사실 감정적으로만 처리해야 되서는 안될 부분이 많은데 이런 리셉션을 참가하면서 모멘텀과 어떤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는 누가 먼저 어떤 행동을 취하고 어떤 발언을 하는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나라에서 개최되는 기념식에 각각 참석했다는 점에서 서로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한일 관계 악화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미국이 양국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자연스럽게 대화의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더 평가받고 있다.

박기태 전 경주대 부총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결국 한일관계가 물꼬를 틀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형식을 갖춘 것"이라며 "바로 정상이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외교 관계에서 서로의 체면을 살리면서 각자 참석하는 방식으로 갖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교차 참석으로 향후 한일 양국의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릴 것이라고 평가하지는 않고 있다. 처음 물꼬를 트는 계기는 만들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숙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일 관계에 있어서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로 남아 있고 한국 국민들의 감정을 쉽게 자극할 수 있는 위안부 문제다. 결국 아베 총리가 어떤 식으로든 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적절한 조치와 발언을 해야 냉각됐던 한일 관계가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부총장은 "우리 정부에게 사실상 중요한 것은 실리가 아니라 명분이다. 특히 이 위안부 문제 같은 경우는 명분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며 "결국 아베가 이런 위안부 등의 문제에 대해서 과연 얼마만큼 성의 있고 받아들일 만한 답을 내느냐가 숙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도 통화에서 "위안부 문제는 도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도의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풀릴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정부가 잘못했다는 것을 시인하라는 것인데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조금 양보를 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도 문제 등도 정부가 대결 위주로 가지 말고 현안 위주로 풀어간다는 자세를 가지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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