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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유승민 "헌법 1조 1항을 지키고 싶었다"


입력 2015.07.08 14:25 수정 2015.07.08 15:38        조소영 기자/이슬기 기자

"직 던지지 않은 이유, 정치생명 걸고 지키고 싶은 가치 있었기 때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사퇴를 밝힌 뒤 머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사퇴를 밝힌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3분경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 뜻을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며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저는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정론관을 찾은 유 원내대표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전 자신의 의원실에서 김무성 당대표 등을 만나 오전에 열렸던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권고'라는 결론이 났다는 통보를 받았었다. 그러나 한편에 스치는 씁쓸한 표정을 끝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유 원내대표는 정론관에 들어서기 전 아쉬운 듯한 얼굴로 김명연, 이종훈 원내대변인 등과 악수를 나눴다.

유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말머리에서 "고된 나날을 살아가는 국민들께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제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제 책임이 크다"며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오늘 아침 여의도로 오는 길에 지난 16년간 매일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을 또 했다"며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정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열린 가슴으로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 진흙에서 연꽃을 피우듯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저는 정치를 해왔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지난 2월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총선 승리를 약속드리고 원내대표가 되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 지난 4월 국회 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보수,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직을 내려놓는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 원내대표는 이어 "더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가겠다"며 "나와 꿈을 같이 꾸고 뜻을 같이 해주신 국민들, 당원동지들 그리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유 원내대표는 이렇게 5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론관 밖으로 나왔다. 정론관 앞에는 그의 입장을 더 듣기 위해 취재진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유 원내대표는 "죄송하지만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 말한 뒤 바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취재진들에게 "(의총) 과정에 아쉬운 점이 없느냐", "(사퇴) 절차를 수용하느냐", "사퇴로 당청관계가 봉합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오후 1시 30분 자신의 자동차를 타고 퇴장했다.

다음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납니다.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큽니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오늘 아침 여의도에 오는 길에 지난 16년간 매일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을 또 했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정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열린 가슴으로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진흙에서 연꽃을 피우 듯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저는 정치를 해 왔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입니다.

저의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주간 저희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저는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습니다.

거듭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의 용서와 이해를 구합니다.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난 2월 당의 변화와 혁신그리고 총선 승리를 약속드리고 원내대표가 되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 했습니다.

지난 4월 국회 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보수,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습니다.

저와 꿈을 같이 꾸고 뜻을 같이해 주신 국민들과 당원 동지들 그리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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