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독감 우습게 보는 정부, 아직 정신 못차렸나
전문가 "메르스보다 수천배 전파력…오판 말고 대비홰야"
우리나라 보건 당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보다 수천배 이상의 전파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는 홍콩 독감 유행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해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르스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콩 독감까지 번진다면 ‘대유행(판데믹)’ 초기 단계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우리 보건당국이 홍콩 독감에 대해 “유행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유행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는 것은 오판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 교수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예외적으로 (홍콩독감) 유행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상태인데, (정부의 유행가능성 낮다는 평가는) 오판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2009년 신종플루도 (유행시기가 아닌) 4월에서 7월까지 유행했는데 정부에서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홍콩독감은) H3N2라고 하는 독감 바이러스로 1968년 최초로 홍콩에서 유행한 적이 있으며 세계적으로 약 100만명 정도의 사망자를 낸 잘 알려져 있는 바이러스”라면서 “호흡기를 통해 감염이 되고 공기를 통해 확산이 되니까 확산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현재 홍콩에서 정확히 치사율이 얼마인지는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메르스의 경우에는 전파력이 낮았는데 홍콩독감의 경우는 전파력만 따지고 보면 메르스의 수천배 이상”이라면서 “공기 중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감염된 사람이 많아서 사망 환자도 굉장히 많게 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독감으로 50만명 정도가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으니 우리나라도 매년 1000명 이상은 사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설 교수는 홍콩독감이 메르스보다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한국에 유행되기 시작하면 판데믹 초기 단계까지 상황이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 교수는 “메르스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상황인데 홍콩독감이 유입된다고 하면 진정국면을 상당히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메르스와 홍콩독감이 혼재하게 되면서 진정국면 자체가 어렵게 될 수 있다. 정부당국이 상당히 안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홍콩독감과 연계된다면 (판데믹) 초기증상이 상당히 유사할 것이다. 메르스가 아직 종식이 안됐기 때문에 메르스와 홍콩독감이 좀 헷갈려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좀 더 일이 커질 수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통상적으로 유행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 홍콩에서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데 공항을 통한 검역을 철저히 해서 환자를 빨리 발견하고 격리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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