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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막 내린 국정원 정국, 전문가라던 안철수도...


입력 2015.08.07 06:03 수정 2015.08.07 06:04        이슬기 기자

새정치, 이렇다할 성과 없이 기술간담회도 무산

새정치민주연합이 4일 오전 '여러분의 스마트폰은 안녕하십니까'라는 문구가 적힌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정원 해킹 정국’이 사실상 막을 내린 모양새다. 국가정보원의 불법 해킹 프로그램 및 사찰 의혹이 불거지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곧바로 ‘IT 전문가’인 안철수 의원을 앞세워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까지 발족시키며 주도권을 잡는듯 했지만, 특별한 성과가 없는 상태에서 기술간담회도 무산되면서 그야말로 손에 남은 것이 없는 상황이다.

6일 여야 측 전문가가 공동 참여키로 했던 국정원 해킹 관련 전문가 기술간담회는 결국 무산됐다. 새정치연합이 앞서 국정원 측에 요구한 자료들을 받지 못했다며, 참석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이 “협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는 하지만, 야당이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 자료들을 국정원이 제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앞서 여야는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 및 여야가 추천한 민간인 기술자 각 2명이 참석하는 전문가 간담회를 열기로 합의했으나, 새정치연합이 로그파일 원본 등 국정원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며 간담회 전날까지 민간인 기술자를 추천하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보인권개선 시민사회 간담회’에서 “검증에 필요한 최소한 자료도 내놓지 않고 전문가 간담회를 하는 것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고 진상을 밝히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정원이 국민을 불법 도·감청했을지도 모른다는 국민의 의심을 기정사실화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도 “국정원이 끝내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새누리당은 그런 국정원을 비호하기에만 급급하다. 이런 상황이면 전문가 기술간담회가 아무런 의미 없다는 게 우리 판단”이라며 “정부·여당이 안보 뒤에 숨어 의혹을 대충 넘어가려 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정권교체가 되면 하루 아침에 다 밝혀질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기술간담회 무산 이후 새정치연합이 동력으로 삼을만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도 “우리당의 진상규명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시민사회의 고견을 모아달라고 주문했지만, 국정원의 권력남용 방지를 위한 독립적 감독기관 설치나 기타 방안을 공론화 하자는 의견 외에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당내 강경파나 원외 일각에선 국회 일정 보이콧 등 초강수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서 최병모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모든 게 대통령 지시에 따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새정치연합이 직접 나서 국회일정도 연계하고 대통령을 추궁해서 안 되면 물러나게라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장외투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우리대로 국회 안에서 할 일을 찾고 검찰수사 부분도 촉구해야 한다"며 분명히 거리를 뒀다. 당내 계파 갈등으로 야권 신당론이 거세지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마당에, 국회 일정 보이콧이나 장외투쟁을 선택할 경우, 역으로 여론의 거부감만 키울 거란 전망에서다.

전략 부재뿐이 아니다. 안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IT분야 전문가가 없다는 것 역시 주도권을 놓친 이유로 꼽힌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이 특위 간사로 활동하며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거들긴 했지만, 워낙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안 위원장 한사람만으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지도부를 지낸 친노계 한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 특위란 게 그렇다. 좀 하는 것같다가 또 사라지고 그런 거 아니겠나. 이미 이번 건도 물건너 간 거 아닌가”라며 “국정원이 안주겠다는데 지금 상황에서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아무리 떠들어도 안줘버리면 그만이다. 국정원 이슈도 그냥 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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