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성추행 사건 "신설학교라 쉬쉬하다 곪아터졌다"
유기홍, "교육계 수직적 구조, 학교의 대외적 평판 의식이 사건 원인"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성 관련 비위 사건과 관련,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교육계의 수직적 구조’와 ‘신설학교로서 대외적인 평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 의원은 10일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우선 교장과 교사, 보직교사와 평교사, 교사와 학생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사회다보니 구조적인 문제에서 잘못된 권위 때문에 이런 것(성범죄)이 묻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또 하나는 이번 학교가 신설학교라서 더 평판에 신경을 썼지만, 대외적인 평판 때문에 학교 자체적으로 사건화하지 않고 묻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일을 더 키웠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유 의원은 실제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학교의 한 교사와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며 “‘신설학교다 보니 쉬쉬하다가 곪아터졌다’, ‘지금 방학이라서 그렇지 개학해서 조사가 더 진행되면 피해자가 훨씬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1년간 성범죄로 재판을 받은 교사가 18명인데 그 중에서 3명만 실형을 선고받고 나머지는 집행유예라든지 벌금형이라든지 이렇게 가벼운 처벌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범죄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부분의 학교가 자체적으로 교사를 ‘경징계’ 처리해 사건을 은폐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유 의원은 “미국 같이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한 나라에서는 감독기관인 학교가 엄청난 액수의 배상을 하게 만들어놨다”며 감독기관의 책임을 강조하는 ‘징벌적 배상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예전 같으면 이것이 성희롱인지 무엇인지 경계가 불분명했던 부분을 명백하게 할 필요가 있고. 교사들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이 1년에 한 시간이 제대로 안 된다는 점에서 교육을 좀 더 철저하게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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