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전망 '이달도 관망'
채권전문가 98% 동결 예상…미국 금리인상-가계부채 '영향'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시장에선 지난 6월 사상 최저인 연 1.50%까지 떨어진 기준금리를 더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내릴 만큼 내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시각이 동결 전망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전문가 98% 동결 예상…"경기침체에도 가계부채 우려"
최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채권시장 전문가 11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8.2%가 한은의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행 1.50%인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수출 부진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 등 금리 인하 유인은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 등 인상 유인도 상존해 동결 가능성이 큰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금리 역시 ‘보합권’을 예상한 응답자의 비율이 87.6%로 가장 많았고, ‘금리 상승’과 ‘금리 하락’을 예상한 비율은 각각 7.1%와 5.3%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우리는 언제 따라갈까'
특히 미국 연준이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면서 한은도 기준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 입장에선 외국인 자본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어 시장에선 벌써부터 ‘인상 명분과 시기를 고려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999년 5월 이후 최근까지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변화 추이를 비교한 결과 미국이 기준금리를 조정한 뒤 우리나라가 같은 방향으로 조정할 때까지 평균 9.7개월이 걸렸다.
실제 미국이 2004년 7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이어 한은은 15개월 뒤인 이듬해 10월 기준금리를 올렸다. 2007년 9월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을 때도 한은은 13개월이 지난 2008년 10월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려도 한국이 무조건 따라서 인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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