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도발은 없었다'…남북 고위급회담 관건
김관진-황병서 판문점서 접촉 합의…남북관계 논의키로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최후통첩’한 시한인 22일 오후 5시를 넘겨 남북 고위급회담이 임박한 6시가 가까워지도록 군사적 도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6시부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사이에 이뤄지는 고위급회담 결과에 따라 화해무드 전환 가능성도 열려있다.
앞서 북한이 이날 오후까지 일부 지역에서 직사화기인 76.2㎜ 견인포를 비무장지대(DMZ)에 배치하는 등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했고, 육해공 전군이 북한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 작전에 돌입했다.
특히 북한이 최후통첩까지 내면서 우리 군에 강력히 중단을 요구했던 확성기 방송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엔 경기도 연천군과 김포, 파주 등 민간인통제선(이하 민통선) 인접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북한이 먼저 고위급접촉 제안…확성기 방송은 계속돼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남북이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들의 긴장감은 가라앉기 시작했다.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남북은 현재 진행 중인 남북관계 상황과 관련,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남북 고위급 접촉은 전날 북한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도감은 더욱 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대화 상대에 포함시키라는 우리측 요구를 북한이 수용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김 차장은 “북한은 어제 오후 4시경 김양건 당비서 명의 통지문을 통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김양건 당비서와의 접촉을 제의해 왔다”며 “북측의 제의에 우리는 같은 날 오후 6시경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명의로 김양건 당비서가 아닌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접촉에 나오라는 수정 통지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또 “이런 우리측 수정 제안에 대해 북측은 오늘 오전 9시경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비서가 나오겠다고 하면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나올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북한 총정치국장의 판문점 접촉에서 어떤 주제와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우리측은 목함지뢰와 포사격 등 북한측의 도발 인정과 사과를, 북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쉽게 풀리기 힘든 사안인 만큼 이날에는 일단 긴장 국면을 완화하고 추가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고위급 접촉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보수정권 출범 이후로는 처음으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국호로 호칭하는 등 예를 표한 만큼 고위급 접촉에서 온건한 태도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들의 만남은 현 정부 들어 최고위급 접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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