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가 ‘주종목’ 200m마저 석권한다면?
200m까지 접수한다면 사상 첫 세계선수권 10개 금메달
단거리 종목에서는 아직까지 4연패 선수 없어
‘살아있는 전설’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주종목 200m에서 힘찬 시동을 걸었다.
볼트는 25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예선 3조 경기에서 20초28로 골인해 무난히 조 1위를 차지했다.
순조로운 스타트를 보인 볼트는 초반부터 확 치고 나갔고, 코너를 돌아나왔을 때는 이미 상대 선수들과의 격차가 현저히 벌어져 있는 상태였다. 자신의 1위를 직감한 볼트는 150m 지점을 통과하자 속도를 줄이는 여유를 선보이기도 했다.
보통 볼트는 ‘육상의 꽃’이라 불리는 100m 특화 선수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의 주 종목은 200m 부문이다. 볼트가 세계 선수권에 첫 선을 보였던 종목 역시 100m가 아닌 200m였던 것. 당시는 타이슨 게이(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고, 100m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랬던 볼트가 100m에 문을 두드리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경쟁자들에 비해 느린 스타트를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신장 196cm의 거구인 볼트는 아무래도 반사 신경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약점을 지우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 순발력을 요하는 100m 종목이었다.
100m 전환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볼트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전설을 써내려갔다. 1년 뒤 열린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는 9초58로 골인했고 이는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세계신기록이다.
100m에 살짝 가려진 부분도 없지 않지만 더욱 대단한 종목은 역시나 볼트의 주 종목인 200m다. 볼트는 베를린에서 100m 세계신기록은 물론 200m에서도 19초19의 기록으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2013 대구 세계선수권 당시 부정 출발로 실격돼 연승행진이 끊긴 100m와 달리 200m에서는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까지 모든 메이저 대회 금메달을 휩쓸고 있다.
일단 볼트는 지난 23일 100m 우승을 차지하며 9개의 금메달을 수집, 미국 육상의 전설 칼 루이스(8개)를 넘어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많이 1위를 차지한 사나이가 됐다. 은, 동메달을 포함한 최다 메달 개수에서도 볼트(11개)가 루이스(10개)를 넘어섰다.
이번 200m 종목에서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또 다른 역사가 작성된다. 먼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트랙 종목에서 역대 5번째 4연패를 이룬 선수가 된다.
앞서 트랙 종목에서 4연패를 이룬 선수는 400m의 마이클 존슨(미국), 1500m 히샴 엘 게루주(모로코), 그리고 10,000m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와 케네니사 베켈레(이상 에티오피아) 등 4명에 불과하다. 이들 모두 육상의 전설들로 통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중, 장거리 선수들이라 단거리에서의 4연패가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볼트가 무난하게 200m를 석권할 수 있을까. 경쟁자는 있다. 바로 100m에서 아쉽게 0.01초 차로 눈물을 쏟은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이다.
게이틀린은 이날 4조 예선에 나서 20초19를 기록, 조 1위를 차지했다. 게이틀린도 직선 주로에 진입한 후에는 여유 있는 레이스를 펼치며 준결승과 결승전에 대비했다. 크게 의미 없지만 볼트보다 0.08초 빨랐다.
또 게이틀린은 지난 6월 전미육상선수권대회에서 19초57을 기록, 개인 최고 기록이자 올 시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집계한 남자 200m 최고 기록 보유자가 됐다. 하지만 볼트는 100m 종목에서와 마찬가지로 결승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자 200m 준결승은 26일 오후 9시 30분, 결승은 이튿날 오후 9시 55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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